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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4)

글쓴이 kilshi 2006-11-08 11:31:28, 조회 : 1,467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오르한 파묵(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눈(Snow)’은 2002년 발표 작품이다. 이 소설이 터키의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슬람주의와 서구화의 대립이 심각하던 때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 속에는 무슬림 소녀들의 ’히잡‘을 벗기기 위해서 가정과 학교, 사회가 여러 가지 압력을 행사하고 있고, 단순히 그 압력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무슬림 소녀들의 자살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 소년이 그가 존경하는 주인공 ‘카’에게 ‘왜 자살하는 것이 두려운지를 말해 달라’고 집요하게 매달린다. ‘인간이 존엄한 창조물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자살을 금지했기 때문인가요? ‘인간이 걸..

집값.

글쓴이 권오익 2006-11-07 10:12:01, 조회 : 1,729 집값. 집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아파트값이지요. 50년 살아오면서 일시적인 경향이 아니고 이렇게 몇 년 동안(특정정권 내내) 계속해서 오르는 경우는 일직이 본적이 없습니다. 기억합니다. 취임 일성으로 강남 집값은 내가 잡겠노라며 호기 부리던 그이의 모습을......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오르기 시작한 강남 집값들, 뒤이어 독버섯처럼 마치 마약 중독처럼 수도권 전역에 펴져가는 이 참혹한 현상. 차라리 강남이 어떻고 분당이 어쩌고...........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냥 상식선에서 얘길하면 현재의 모습은 정상이 아닙니다. 정상이 아니니 현재의 비정상은 ..

셰익스피어 감상(106) '만족을 느끼면'

글쓴이 kilshi 2006-11-07 10:08:48, 조회 : 1,183 새벽마다 옆 공원에 나가 운동을 한다. 미국 다녀온 이후로 기특하게 하루도 결석 않고……. 내가 나가는 시간이 좀 이르든 늦든 그 공원 숲에 있는 정자에 7,80대는 되어 보이는 머리 허연 할머니 몇 분이 나와 부처님처럼 앉아있다. 별로 수다를 떨거나 대화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나란히 앉아 그저 앞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어쩌다가 짤막한 말들이 오고가는 모양이지만……. 궁금한 것은 늘 그렇게 우두커니 앉아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아름다웠거나 고생스러웠던 과거를 회상하고 있을까? 앞으로 살아나갈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하며 두려워하고 있을까? 어떤 때는 동이 트기도 전의 어두컴컴한 지붕 아래 버려진 것처럼 그..

'가을 편지' -김 시 천-

글쓴이 kilshi 2006-11-06 16:52:26, 조회 : 1,605 어젯밤에 천둥 번개와 함께 늦가을 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뚝 떨어져 은행잎은 노랗게 물들고, 느티나무 잎은 바람이 없어도 우수수 우수수 떨어져 이승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떠납니다. 내일은 입동(立冬)인데다 눈이 올지도 모른다는데, 마지막 가는 이 가을에 당신도 마음 속 가을 편지 하나를 띄워 보내 보시지 않으렵니까?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 가 을 편 지 김 시 천 사랑한다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끝내 쓰지 못하고 가슴에 고여 출렁이는 그 여러 날 동안 내 마음 숲 속에도 단풍이 들어 우수수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렇게 당신의 뜰 안에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밤마다 밤마다 울먹이는 숲길을 건너 나뭇잎 가을 편지..

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3)

글쓴이 kilshi 2006-11-02 21:18:20, 조회 : 1,714 ‘외로운 사람은 신을 믿지 않는 사람보다 가련하고 비참한 존재다.’ 이것은 요즘 내가 조금씩 읽어가는 ‘오르한 파묵’의 '눈(Snow)'에 나오는 구절이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처음 부분에는, 터키의 가난한 도시 ‘카르스’의 무슬림 소녀들이 자살을 많이 하는데, 그 사유를 밝히려는 분분한 해석들 속에 나오는 구절이다 . 이것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내가 내 인생에 있어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가장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을 때(1960년대 초), 서울에서 대학 다니던 친구 하나가, ‘김형석’의 ‘영원과 사랑의 대화’를 읽어보라고 권하여 주었다. 나는 그 때 그것을 읽고 많은 위안과 용기를 얻었는데, 나는 그것을 읽으면서 저자인..

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2)

글쓴이 kilshi 2006-11-01 23:12:05, 조회 : 1,575 '눈(Snow)'에 나오는 옛날이야기 하나 -이 이야기는 중동 지방에서 전해오는 유명한 옛날이야기인 듯- 아주 오랜 옛날, 이란에 모든 사람들이 우러르는 ‘뤼스템’이라는 영웅이 있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사냥하러 갔다가 길도 잃고, 말도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말을 찾아다니다가 적의 땅 투란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비록 적국이었지만 그곳 사람들도 그의 명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알아보고 잔치를 베풀어 환대합니다. 그날 밤, 잔치를 베풀었던 토호 ‘샤’의 딸이 뤼스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미모로 현혹시켜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다음 날 아침 뤼스템은 태어날 아기에게 줄 징표로 팔찌를 남겨두고 자기 나라로 돌아갑니다. 그 ..

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1)

글쓴이 kilshi 2006-10-30 19:33:22, 조회 : 1,470 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 “터키에서 신(神)을 믿는다는 것은, 가장 숭고한 사고, 가장 위대한 창조자와 홀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집단, 어떤 단체에 들어가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것을 가끔 느낀다. 신(神)에게서 내 영혼이 바른 길로 인도받도록, 인간으로서의 우(愚)를 가능한 한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종교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으로부터 자기만의 특권을 받기 위해서, 또는 그 단체에 소속되어 그것을 배경의 힘으로 삼으려는 것을 보게 된다. 마침 ‘세익스피어’ 작품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기에…… 우상숭배 'Tis mad idolatry To..

퍼온 글이지만 가슴이 찡한 내용입니다.

글쓴이 김태연 2006-10-30 01:25:43, 조회 : 2,232 이글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올립니다. 여기에 들어오시는 분들 다시한 번 아내의 고마움을 느껴보시라는 뜻에서 올립니다. 제목 : 아내의 빈자리 아내가 어이없는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지 4년 지금도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나 크기만 합니다 스스로 밥 한끼 끓여 먹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남편을 두고 떠난 심정이야 오죽 했겠습니까 만은 난 나대로 아이에게 엄마 몫까지 해주지 못하는 게 늘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언젠가 출장으로 인해 아이에게 아침도 챙겨 주지 못하고 집을 나섰던 적이 있었지요 전날 지어먹은 밥이 밥솥에 조금은 남아있기에 계란 찜을 얼른 데워 놓고는 아직 잠이 덜 깬 아이에게 대강 설명을 한 후 출장지로..

셰익스피어 감상(105) '애인의 맹세라는 건'

글쓴이 kilshi 2006-10-28 09:09:33, 조회 : 1,370 나의 하루 일과는, 눈 비비며 어두컴컴한 현관문을 열고 신문 집어오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오늘아침 신문은 온통 ‘간첩 얘기’로 도배를 했네. 햇볕으로 무얼 녹이고, 포용으로 무얼 안는다더니, 핵실험 나 몰라라 하고, 나라 팔아먹는 간첩들을 돈 주고 모셔놓고 있었으니, 이 정부, 국민의 이 불안을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 ‘애인의 맹세’라는 것도 이럴 수 있을진대, 하물며 김정일의 약속을 믿겠다고 하는 저 사람들! 제 잘못 지금이라도 인정이나 했으면 울화통이 좀 가라앉으련만……. 애인의 맹세라는 건 The oath of a lover is no stronger than the word of a tapster; they are bo..

'낙 엽' -이 해 인-

글쓴이 kilshi 2006-10-27 21:59:52, 조회 : 1,868 가을입니다. 마음은 아직 가을을 맞을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데, 어느 틈에 가을의 절정인 시월도 마지막 주를 맞이하였습니다. 전에는 바쁜 일상 속에 묻혀 살다 보면 어느 틈에 계절이 바뀌어 있곤 하였는데, 지금은 계절의 송영(送迎)이 가슴을 훑으며 느적느적 지나갑니다. 낙엽(落葉)!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낭만이고, 예술이고, 철학이지만, 나이 지긋한 미화원들은 종일 낙엽치우기에 골몰합니다. 구부정한 허리를 펴지도 못한 채, 살아온 세월을 쓸어담듯이 묵묵히 쓸어담고 있지만,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가을철 물이 맑다더니,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흐려있던 양재천의 물이 오늘은 그야말로 추수(秋水)입니다. 그 물 속에는 살진 잉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