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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3)

최길시 2021. 10. 3. 12:53
글쓴이 kilshi 2006-11-02 21:18:20, 조회 : 1,714

 

 

‘외로운 사람은 신을 믿지 않는 사람보다 가련하고 비참한 존재다.’

이것은 요즘 내가 조금씩 읽어가는 ‘오르한 파묵’의 '눈(Snow)'에 나오는 구절이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처음 부분에는, 터키의 가난한 도시 ‘카르스’의 무슬림 소녀들이 자살을 많이 하는데, 그 사유를 밝히려는 분분한 해석들 속에 나오는 구절이다 .

 

이것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내가 내 인생에 있어서 삶과 죽음에 대하여 가장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을 때(1960년대 초), 서울에서 대학 다니던 친구 하나가, ‘김형석’의 ‘영원과 사랑의 대화’를 읽어보라고 권하여 주었다. 나는 그 때 그것을 읽고 많은 위안과 용기를 얻었는데, 나는 그것을 읽으면서 저자인 김형석 교수에게 두 번씩이나 편지를 내었었다. 그 당시 내가 의아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상당히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게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인 기억은 없지만, 삶과 죽음의 문제가 핵심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편지를 낼 때 마다 저자는 엽서로 ‘보내준 글월 잘 읽었다’는 항상 같은 답장을 보내 주었다. 답장을 받으면 언제나 반가움과 허전함이 교차되었었다. 그 엽서를 썩 후에까지 보관하고 있었는데, 지금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지, 아니면 몇 번씩 정리해 버린 책들과 함께 폐휴지로 쓸려갔는지 모를 일이지만…….

지금도 그 때 읽었던 그 책을 가지고 있으니까 언젠가 좀더 한가해지면 꼭 한번 다시 읽겠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