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눈 감으면 떠오르는 편지를 씁니다하얀 머리속에수신자 없는쓰인 글자들은 바람에 실려하늘로 날아가고 길을 걷습니다기억처럼 아득히 줄지어 선 그 옛날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커다란 낙엽이 불안처럼 떨어지고 창호지문을 바릅니다 너덜거리는 지난 날의 후회스런 사연들바르고 발라도 메워지지 않는 틈새 구멍 겨울은 저만큼 와 있는데 살얼음판 위에 서 있습니다핏줄처럼 번져가는 금끝내 인연의 끈처럼 떨어질내디딜 곳 없어손을 내밉니다손 끝에 닿는 아무 것도 없는데 그리고적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