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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추석, 하나만 남아

24. 추석, 하나만 남아 둘도 없던 날추석은 가고 남은보름달 하나 ☆. 한가위,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 명절이 생긴 이래 천여 년 동안 연중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었을 것입니다. 어렸을 때는 세뱃 돈을 받으니까 설이 제일 좋긴 했지만……. 그래서‘더도 말고 둘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생겨났겠지요. 6.25 전쟁통에도, 어떤 가뭄 홍수(강릉엔 1959년 사라호 태풍이 이날 지나갔었지요)로 흉년이 들어도 이날, 햇곡식 햇과일로 하 늘과 조상에게 감사하고, 마음만이라도 풍성하고 넉넉하여 모두들 흐뭇하고 즐거웠습니다. 길거리에 동냥하는 사람들도 앞섶을 풀어헤쳤습니다. 올해처럼 이른 추석에는 벼가 미처 익지 않아도 그중 가장 잘 익은 풋벼를 베어 쪄서 말려 밤 새 발방아..

82. 회고(回顧)

82. 회고(回顧) 모옥(茅屋) 낡은 툇마루 끝에살며시 내려와 핏기 가신 초췌한 모습으로 누운늦가을 볕 길도 없는 아득한 먼 사막과 밀림을 돌아불 꺼진 하숙방에 돌아와 외로이 누운나그네같이 정수리에 반짝이는 올올은하얀 세월 위에 눈물이 번져 마른여정의 징표 새싹 트던 새파란 봄날바람 휘몰아치는 폭풍의 언덕에 올라끝 모를 황야를 바라보여 뒤척이던 새벽 태양 작열하던 여름날불꽃 향해 달려드는 불나방처럼넓고 푸른 바닷속으로 뛰어들다 윤슬되어 튕겨져 나온 한낮 단풍지던 노란 가을날절뚝거리며 작은 열매 하나 움켜쥐고홀로 씁쓸한 웃음을 하늘에 띄우며포도주 한 방울 삼킨 저녁 지금도 어른거리는 어머니의 애절한 눈빛은 색 바랜 꿈이 되어버려이제는 모두 잊고 버리고 고향땅으로 갈 때모두들 뒤를 따라 뒤 돌아보니허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