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 6월이다. 온 천지가 초록으로 덮여 아늑한데 그 위에서 초여름의 태양이 빛난다. 거리에 나서면 높은 빌딩숲은 질서 정연하고 잘 닦인 도로와 가로수 그늘은단정하여 사위가 평화롭고 안온하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깔끔하고 모습도 훤칠하고 미끈하다. 한국사람이 본디 저렇게 잘 생겼었는데……. 뿐만 아니다. 요즘 문화와 산업 앞에 K가 붙은 말이 쏟아져 나와 세계로 넘쳐흐른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 되었구나! 그 위대함에 감탄하여 가슴이 벅차오르는데,6월이 돌아오면 저 밑바닥 아래에서 되살아나는 6·25 사변의 참혹과 어렵던 우리 세대의 어린시절!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사기막(강릉시 사천(沙川)면 사기막)으로 공비토벌 나갔다며 한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던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