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이제 만나러 갑니다’ 더는 살아갈 수 없었습니다이대로 화석이 되어도 좋았지만말라 비틀어져가는 줄기 속에마지막 남은 꽃눈 하나그것마저 화석으로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꽃눈과 화석을 양손에 부르쥐고죽음의 강을 건넜습니다돌아보니 두고온 당신을차마 버릴 수는 없습니다‘이제 만나러 갑니다’ 아, 이곳은 그야말로 별천지입니다봄볕 가득한 푸른 하늘이 가슴 속으로눈과 입이 닫기지 않습니다한입 가득 웃음 베어 물고 돌아보니 아, 거기에 거기에는뿌리를 하늘로 거꾸로 매달려 삶의 마지막을 오열하는 줄기 줄기들이화석의 숲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덮쳐옵니다이 자유가 이 행복이 벼락으로 쏟아집니다‘내가 이러고도 사람입니까?’어떻게든 견뎌내 주세요‘이제 만나러 갑니다’ 날마다 눈물로 지샙니다말도 없이 떠나버린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