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6-11-01 23:12:05, 조회 : 1,575 |
'눈(Snow)'에 나오는 옛날이야기 하나 -이 이야기는 중동 지방에서 전해오는 유명한 옛날이야기인 듯-
아주 오랜 옛날, 이란에 모든 사람들이 우러르는 ‘뤼스템’이라는 영웅이 있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사냥하러 갔다가 길도 잃고, 말도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말을 찾아다니다가 적의 땅 투란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비록 적국이었지만 그곳 사람들도 그의 명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알아보고 잔치를 베풀어 환대합니다. 그날 밤, 잔치를 베풀었던 토호 ‘샤’의 딸이 뤼스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미모로 현혹시켜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다음 날 아침 뤼스템은 태어날 아기에게 줄 징표로 팔찌를 남겨두고 자기 나라로 돌아갑니다.
그 후 아기가 태어나 ‘수호랍’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하였는데,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적국의 전설적인 전사 뤼스템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는 어머니에게 ‘내가 이란에 가서 포악한 이란 왕을 폐위시키고, 아버지를 왕위에 오르도록 할 것이며, 자신은 다시 투란으로 돌아와 역시 포악한 왕을 폐위시키고 스스로 왕이 되어, 아버지와 함께 사이좋게 나라를 다스려 나가겠다고 말합니다.
투란의 왕은, 이란을 침공하자는 수호랍의 속셈을 알아차렸지만, 이란을 쳐부술 생각으로 수호랍을 지지하여 부추기고, 한편 스파이를 군대에 투입하여 부자(父子)가 서로 알아보지 못하도록 계략을 써 놓습니다.
아버지 뤼스템과 아들 수호랍은 많은 군사를 이끌고, 전장에서 맞섭니다. 그러나 그들은 갑옷을 입고 있었고, 첩자들의 계교로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결투를 벌입니다. 첫날은 백중한 실력으로 승부가 나지 않습니다. 둘쨋날 다시 결투가 시작되었는데, 마침내 수호랍이 뤼스템을 말에서 떨어뜨리고, 달려가 단칼에 치려하자, 주위에서 말에서 떨어진 적을 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치지 못하게 하여 살려 줍니다. 셋쨋날 결투는 한순간에 끝이 납니다. 뤼스템이 수호랍을 말에서 떨어뜨리고, 단번에 검을 수호랍의 가슴에 꽂아 죽입니다. 그리고 수호랍의 팔에 찬 팔찌를 보자 그가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피투성이가 된 아들의 시체를 안고 통곡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전쟁을 일으킨 아들을 그 아버지가 죽인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여러분들은, 자식을 죽인 아버지 뤼스템의 고통을 더 가슴아파합니까, 아니면 가련한 수호랍의 죽음을 더 안타까워합니까?
이 소설의 작가는, 여러 가지 교훈을 주고, 삶의 의미를 암시해 주는 이 이야기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후세들의 인생에 얼마나 큰 의미를 남겼으며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 보다는, 서구를 선망하여 지향하는 시대의 흐름 때문에 고유한 전통적인 정서와 이야기가 잊혀지고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더 안타까워하는 듯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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