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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4)

최길시 2021. 10. 3. 13:04
글쓴이 kilshi 2006-11-08 11:31:28, 조회 : 1,467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오르한 파묵(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눈(Snow)’은 2002년 발표 작품이다. 이 소설이 터키의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슬람주의와 서구화의 대립이 심각하던 때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 속에는 무슬림 소녀들의 ’히잡‘을 벗기기 위해서 가정과 학교, 사회가 여러 가지 압력을 행사하고 있고, 단순히 그 압력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무슬림 소녀들의 자살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 소년이 그가 존경하는 주인공 ‘카’에게 ‘왜 자살하는 것이 두려운지를 말해 달라’고 집요하게 매달린다.

 

‘인간이 존엄한 창조물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자살을 금지했기 때문인가요?

‘인간이 걸작이라는 잘못된 해석 때문인가요?’

‘불안감과 불행(죽음 그 자체?, 내세(來世)에 대한 불확실?, 남겨질 것들에 대한 미련?, 신에 대한 거역?, 등등)의 두려움 때문에 자살을 하고싶지 않으신가요?’

 

아직 삶을 단순하게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소년에게 있어서 죽음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삶 그 자체보다도 진지한 문제였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리고 주인공 ‘카’도 어쩔 수 없이 속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고 만다. 그것은 우리 인간의 영원한 숙제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