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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57) '그 남자와 그녀'

글쓴이 kilshi 2006-06-20 12:16:21, 조회 : 1,891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내가 알 수 없지만,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남자를 만들고, 그의 갈비뼈 하나를 떼어 여자를 만들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남, 녀 그 하나론 어느 쪽도 완전할 수 없고, 둘이 합하여야 비로소 완전한 하나가 된다는 얘기,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정말로 완전해지려면 제짝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될 텐데, 요즘 같은 세계화 된 시대에 수십억의 상대 중에서 자기의 진정한 반쪽을 찾아낸다는 것, 그리 간단한 일일 것 같지 않은데…… 그런데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다. 어이없고 기가 막히고 황당할 때 ‘별꼴이 반쪽이야!’ 라는 말을 쓰는데 그 말도 이것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열린 길의 노래' -월트 휘트먼-

글쓴이 kilshi 2006-06-19 13:56:51, 조회 : 2,839 미국의 시인 휘트먼(1819-192)은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그가 가고자 결심하고 읊조리고 다짐하던 ‘열린 길’은 분명 바른 길, 아름다운 길이었지만, 아마도 그 시대 사회의 흐름과 일반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외로운 길이었으리라. 피와 살로 된 인간이기에 마음과 현실 속의 두 길의 가운데서 늘 방황하고 번민하였으리라. 열린 길의 노래 Henceforth I ask not good-fortune, I myself am good-fortune, Henceforth I whimper no more, postpone no more, need nothing, Done with indoor complaints, libraries, q..

교장선생님*^^*

글쓴이 김수진 2006-06-17 12:29:28, 조회 : 1,685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잘지내고 계신거죠? 제가 너무 개을러서 5월에 뵙고 이렇게 시간이 한참 흘러서야 글을 남기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예쁘게봐주실거죠? ^^ 얼마전에 저희 학교 오케스트라반이 대회에 나갔는데요.. 그거 동영상 보면서 교장선생님 색소폰 연주하시는 모습이 생각나더라구요.. 가끔은 교장실에서 들려오던 색소폰소리가 그리워요^^ 무더위에 건강조심하시구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용*^^*

셰익스피어 감상(56) '피와 살로 된 인간'

글쓴이 kilshi 2006-06-17 11:56:39, 조회 : 1,839 휴무 토요일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한, 산들바람이 유난히도 신선한 아침이다. 오랫동안 이 바람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바람에 초록 세상이 하늘거린다. 봄에는 나무마다 초록색이 조금씩 달라, 멀리서도 색깔로 나무를 대강 구별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한결같이 건강한 짙은 초록을 내뿜고 있다. 벌써 밤꽃이 피었나보다. 밤나무 숲에 그 비릿한 독특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퍼진다. 그렇지, 6월도 중순이 넘었으니 밤꽃이 필 때가 되었지. 벌통 가진 사람들은 밤나무 숲으로 숲으로 모여들 것이다. 옛날 이 무렵, 뙤약볕 아래서 김을 매다가 밤나무 그늘에 누워 벌과 함께 그 비릿한 향기를 맡으며, 바람에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곤 ..

셰익스피어 감상(55) '여름 꽃은'

글쓴이 kilshi 2006-06-16 08:33:24, 조회 : 1,635 들길을 지나다보면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꽃들을 보게 된다. 세상에 저렇게 꽃들이 많았었나? 자세히 보면 작은 잡초들까지도 그 나름대로의 꽃을 피우고 있다. 바삐 살 때는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이다. 누군가 아름답다고 칭찬해 주지도 않고 귀엽다고 만져주지 않아도 저 혼자 그렇게 피었다가 열매를 맺고 시들어간다. 들길에 저런 대수롭잖게 느껴지는 꽃들이 없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삭막할까? 이 우중충한 여름날에 저들이 있어 작은 빛들이 된다. 병들면 품위를 잃게 되는 것이 어찌 저들 여름 꽃뿐이랴! 세상 만물, 만사, 天地之間에 가장 고귀하다는 인간까지도 마음과 몸에 병이 생기면 그것으로 인해 파멸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도 인간에게는 병..

셰익스피어 감상(54) '한 번만 패하면'

글쓴이 kilshi 2006-06-14 22:20:57, 조회 : 1,568 전쟁에는 2등이 없다고 했던가. 그래서 전쟁은 비정하고 처절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을 전쟁에 비유할 수야 없지만, 세워놓은 목표를 향하여 정진하는 일을 전쟁에 나아가는 심정으로 한다면 무엇이 두렵고 어떤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는가? 한 번의 패배를 두려워하여 미적미적 하거나, 자신의 해야 할 일을 망각하고 주위에 부화뇌동하여 우왕좌왕하다보면 남는 것은 후회나 아쉬움밖에 아무 것도 없다. 한 번만 패하면 The painful warrior famoused for might, After a thousand victories once foiled, Is from the book of honor rased quite, And al..

셰익스피어 감상(53) '제 귀와 눈은'

글쓴이 kilshi 2006-06-14 14:45:00, 조회 : 1,630 벌써 장마철에 들었다고 한다. 가을비가 쓸쓸하다지만 가뭄 끝에 내리시는 단비를 제외하곤 비는 언제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든다. 칙칙하고 끈적끈적한 장마철을 개운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무엇인가? 무엇에 홀리고 매료되는 것은 상대에 의하여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고, 나 자신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내 기분의 도취 현상이다. 그러니까 내 기분이 무엇엔가 빠지고 홀리려면 열정과 정감이 풍부해야지만 적당히 무지하고 약간 바보스러운 데가 있어야 한다. 제 귀와 눈은 Mine ear is much enamored of thy note; So is mine eye enthralled to thy shape; And thy fair virtu..

셰익스피어 감상(52) '여인은 장미와 같아'

글쓴이 kilshi 2006-06-11 18:39:11, 조회 : 1,830 자고로 여인을 여러 가지 꽃에 비유하여 왔지만, 그 중에서도 장미에 비유된 것이 가장 많은 듯합니다. 그 자태의 요염함, 정열적인 색깔, 취할 것 같은 향기, 그리고 서릿발 내릴 것 같은 숨겨둔 가시, 그 모든 것이 여인네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비유들은 셰익스피어를 비롯하여 여성들보다 남성에 의하여 표현된 적이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떻습니까? 여성 여러분도 그 비유에 스스로 공감하고 있습니까? 여인은 장미와 같아 Women are as roses, whose fair flow'r, Being once displayed, doth fall that very hour. (Twelfth Night 2.4.38-3..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모윤숙-

글쓴이 kilshi 2006-06-06 13:55:08, 조회 : 1,795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중3이었던 누나가 국어 숙제라며 외고 있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를 그냥 좀 따라 외어본 적이 있었다. 그 때 그렇게 따라했던 것은 뭔지 잘은 모르지만 시를 읽으면 가슴 어딘가가 아리고 저려옴을 느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가 3학년이 되었을 때는 교과서가 바뀌어 그 시가 없어져 버려 약간 서운했었다. 세월이 바뀌어가면서 다시 생각나기에 적어 보았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나는 광주 산곡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모 윤 숙-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

셰익스피어 감상(51) '감미로운 음악에는'

글쓴이 kilshi 2006-06-06 10:52:45, 조회 : 1,619 6월 6일입니다. 미국에서는 6이 세 번 겹친다고 ‘악마의 날’이라고 야단법석인 모양입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6월 6일이 되면, 작열(灼熱)하는 붉은 태양과, 피어오르는 빨간 장미와, 피끓는 젊은 군인을 연상하곤 합니다. 이런 날에는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감미로운 음악에 젖어보는 것이 제격일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듣다가 죽으면 안 되겠지요. 감미로운 음악에는 In sweet music is such art, Killing care and grief of heart Fall asleep, or hearing die. (Henry VIII 3.1.12-14) 감미로운 음악에는 묘한 힘이 있어 근심과 걱정을 죽이나니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