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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53) '제 귀와 눈은'

최길시 2021. 10. 1. 09:34
글쓴이 kilshi 2006-06-14 14:45:00, 조회 : 1,630

 

벌써 장마철에 들었다고 한다. 가을비가 쓸쓸하다지만 가뭄 끝에 내리시는 단비를 제외하곤 비는 언제나 기분을 가라앉게 만든다. 칙칙하고 끈적끈적한 장마철을 개운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무엇인가?

 

무엇에 홀리고 매료되는 것은 상대에 의하여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고, 나 자신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내 기분의 도취 현상이다. 그러니까 내 기분이 무엇엔가 빠지고 홀리려면 열정과 정감이 풍부해야지만 적당히 무지하고 약간 바보스러운 데가 있어야 한다.

 

 

제 귀와 눈은

 

Mine ear is much enamored of thy note;

So is mine eye enthralled to thy shape;

And thy fair virtue's force perforce doth move me

On the first view to say, to swear, I love thee.

(A Midsummer Night's Dream 3.1.137-140)

 

제 귀는 당신의 노래에 걷잡을 수 없이 홀렸어요.

마찬가지로 제 눈 역시 당신의 모습에 매료되었구요.

당신의 아름다운 미덕이 저를 더 없이 감동시키니

첫 눈에 ‘당신을 사랑 합니다’라고 맹세하고 싶어집니다.

(『한여름 밤의 꿈』3막1장 137-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