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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22) '4,5월의 향기가 감도는 사람'

글쓴이 kilshi 2006-05-02 10:01:40, 조회 : 1,506 어제는 떠난 지 꼭 두 달 만에 분당중학교에 갔었습니다. 화려한 5월의 첫날이기도 했지만, 날씨도 화창하고, 탄천변은 온통 꽃 천지, 신록의 천지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흐뭇하고 반갑고 가슴벅찼던 것은, 만나는 학생들마다 모두 아는 체를 하고, 차를 타고 가던 학부모와 학생들이 차를 세우고 나와 반갑게 인사하고, 선생님들이 밝은 웃음으로 맞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불가능할 것 같아 거의 포기 직전까지 갔다가 연말 막바지에 가서 어찌어찌 이루어 낸 사업이 멋지게 완성되어(배수로까지 말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해 아쉬웠지만) 끝까지 열심히 뛰어다니길 정말 잘 했다는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래! 바로 이런 것이 살아가는 보..

셰익스피어 감상(21) '얻으려고 애쓰면서'

글쓴이 kilshi 2006-05-01 10:09:59, 조회 : 1,505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첫날! 이 5월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겠지. 똑같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니까, 내가 바라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되면 한두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취해야 한다.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불행하게도 기회가 왔는지 안 왔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얻으려고 애쓰면서 Who seeks and will not take when once 'tis offered, Shall never find it more. (Antony and Cleopatra 2.7.83-84) 얻으려고 애쓰면서,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취하지 않으면 결코 두 번 다시 그것을..

셰익스피어 감상(20) '우리는 신사인지라'

글쓴이 kilshi 2006-04-30 07:26:34, 조회 : 1,781 아주 조용한 4월의 마지막 일요일 아침입니다. 창밖에는 산들산들 바람이 불고, 천지는 신록으로 덮여 있고, 시간은 그대로 멈춘 듯합니다. 이런 평화스런 순간에도 인간 세상 어디에선가는 인간이기에 일어나는 음모와 사기와 폭행과 살인과 ……, 그런 일들이 간단없이 일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엔 진정한 gentlemen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신사인지라 We are gentlemen Have neither in our hearts nor outward eyes Envied the great, nor shall the low despise. (Pericles 2.3.24-26) 우리는 신사인지라 마음속으로나 겉으로 우세한 자를 시..

셰익스피어 감상(19) '아름다움이란'

글쓴이 kilshi 2006-04-29 11:02:03, 조회 : 1,503 영원한 아름다움이란 없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우리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아름다움을 그리워하고 추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몇 가지 중에 하나가 아닐까? 내일이면 잔인하다는 4월도 끝이 나는데, 백수여서인가 아무 생각없이 4월이 지나가 버린다. 뿌려놓은 꽃씨가 한 달이 지났는데 몇 개밖에 싹이 나지 않았다. 10년 전 학위 수여식 때 오사카대학 교정에서 받아온 이름모르는 꽃씨는 겨우 두 개만 싹이 났다. 홍콩에 가 있던 3년 동안에도 대가 끊기지 않았는데, 아슬아슬하게 명맥은 이어가려나 보다. 아름다움이란 Beauty is but a vain and doubtful good; A shining gloss th..

셰익스피어 감상(18) '그대를 생각하면'

글쓴이 kilshi 2006-04-28 08:49:53, 조회 : 1,670 살아가면서 남들과 견주는 일에 신경쓰다보면 늘 부족과 불만과 질투에 휩싸여 마음 편안할 날이 없을 것입니다. 서로 같은 조건이 하나도 없을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성취해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대를 생각하면 Yet in these thoughts myself almost despising, Haply I think on thee, and then my state, Like to the lark at break of day arising From sullen earth, sings hymns at heaven's gate. (The Sonnets 29) 그러나 [남..

셰익스피어 감상(17) '진정한 노동자'

글쓴이 kilshi 2006-04-27 11:21:39, 조회 : 1,440 인간 세상을 가장 자유롭고, 평화롭고, 건실하게 하는 사람은 정치가도, 사업가도, 종교가도, 철학자도 아닌 ‘진정한 노동자’이다. 진정한 노동자 I am a true laborer; I earn that I eat, get that I wear, owe no man hate, envy no man's happiness, glad of other men's good, content with my harm. (As You Like It 3.2.72-74) 저는 진정한 노동자입니다. 전 제 손으로 일해서 먹고, 제 손으로 벌어서 입으며, 누굴 미워하지도 않고, 남의 행복을 샘내지도 않으며, 남의 좋은 일은 같이 기뻐하고, 제 고통은 ..

셰익스피어 감상(16) '남자들의 맹세란'

글쓴이 kilshi 2006-04-26 08:52:14, 조회 : 1,557 어린이대공원은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홍수였다. 봄꽃들의 눈부신 색채들과 그걸 따라 흐르는 원색 옷의 물결! 이제 곧 5월인가? 무슨 뜻인가? 이 구절만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나타내려고 한 의도는 무엇이었는가? 번역은 가장 적절한 건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작품 ‘심벨린’을 한 번 읽어 봄이 어떨지? 남자들의 맹세란 Men's vows are women's traitors! (Cymbeline 3.4.54) 남자들의 맹세란 여자들에 대한 배반! (『심벨린』3막4장 54행)

셰익스피어 감상(15) '이런 사람'

글쓴이 kilshi 2006-04-25 09:19:37, 조회 : 1,400 산에 갔다가 찔레순을 꺾었습니다. 찔레의 달착지근한 그 맛과 손에 닿는 보드라운 감촉은 어릴 때와 다름 없는데……. 옆으로 한 사람이 스쳐 지나갑니다. 나이가 꽤 들었겠구나! 생각하다가 혼자 피식 웃었습니다. 저 사람도 나를 보며 꼭 같은 생각을 했을 텐데. 어떤 사람을 가까이 하는가가 자기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우연인 것 같기도 하고, 필연인 것 같기도 하고…… 이익을 쫓아 일하는 사람 That sir, which serves and seeks for gain, And follows but for form, Will pack, when it begins to rain..

셰익스피어 감상(14) '불공평한 세상'

글쓴이 kilshi 2006-04-24 17:39:22, 조회 : 1,523 인간사,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이래서 운명이 있고, 人面獸心의 인간도 있게 되는 것이리라. 출세와 몰락 Some rise by sin, and some by virtue fall: Some run from breaks of ice, and answer none; And some condemned for a fault alone. (Measure for Measure 2.1.38-40) 죄악으로 입신출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덕으로 인해 몰락하는 사람도 있다. 수없는 죄악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가는 사람이 있고, 단 한 번의 과실 때문에 영구히 죄인이 되는 사람도 있다. (『자에는 자로』2막1장 3..

셰익스피어 감상(13) '미덕과 죄악'

글쓴이 kilshi 2006-04-21 09:22:24, 조회 : 1,425 우리는 늘 착하고 좋은 미덕만을 행할 수도, 그렇다고 실수와 잘못만 연속하지는 않는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와 잘못이 있을 수 있고, 그랬을 때, 꾸중도 듣고, 매도 맞고, 스스로 반성도 하면서 고쳐나가며 성장하여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사람이다. 미덕과 죄악 Our virtues would be proud if our faults whipped them not, and our crimes would despair if they were not cherished by our virtues. (All's Well That Ends Well 4.3.72-74) 우리가 미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