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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백자(이화여대박물관)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6-01-14 11:43:44, 조회 : 689 고려청자는 ‘비색’이 어떠니 ‘상감’이 어떠니 하고 글에서 보거나 들은 적도 많았고, 실제로 국보급 청자도 여러 번 볼 기회가 있었다(그렇다고 색깔과 상감의 아름다움을 감탄하지 않은 바는 아니다). 심지어 일본 시골(그곳이 어디였던가, 와카야마(和歌山県)나 미에(三重県) 어디였던 것 같은데)의 어느 개인 박물관에서도 거대한 상감청자운학매병을 보고 놀라움과 함께 묘한 상상이 스쳐갔고, 작년 여름에는 삼복더위를 무릅쓰고 강진 청자 축제에도 다녀왔으니까(청자축제라는 말에 사기당한 기분이 들었지만). 청자가 워낙 뛰어나서 그런가, 백자 예찬은 별로 들은 것 같지 않다-내 귀가 제대로 듣지 못해서 그런진 모르지만-. 들었더라도 ..

2016 세모에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2-27 11:16:44, 조회 : 672 靑羊의 해가 밝아온다는 말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그 해가 어느덧 저물어 갑니다. 돌아보면 아무 자취도 없고 희미한 허공일 뿐입니다. 그러나 오래된 제자들과의 연락과 만남이 유독 많았던 한 해여서 기쁨과 보람과 흐믓함이 있었지만 그 속에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 어려서부터 가림막 같았던 누님이, 늘 씩씩한 척 하던 모습이 애처롭던, 무슨 기쁨이라도 드리고 싶었던 누님이 어떻게 손써볼 새도 없이 가버려, 아주 오래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참은 든든할 것으로 믿었던 한 축이 무너진 한 해였습니다. 역시 人命은 在天이었던 모양. 그 기막힘도 아직 한 해가 채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기억 밖으로 멀어져 갑니다..

'기일' -이용상-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2-25 09:32:53, 조회 : 612 기일 ―이용상(1934~2015) 서울로 태국으로 아들 손자 다 떠나 고향 달빛 몇 사발로 제사상을 차렸네 나 혼자 제관이 되어 고즈넉이 절을 하네 오십 년 그 세월도 난 한 촉 피는 사이 상 차리던 당신이 영혼으로 다녀간 밤 내 집에 자정의 만찬 설거지하고 가겠네 깨끗한 마감은 모두의 소망이다. 특히 생의 마감은 잠자듯 하고 싶다고들 되뇐다. 목욕 후 옷 다 갈아입고 잠에 들더니 그대로 떠나는 구순(九旬)의 맑은 복도 봤다. 얼마 전까지 '고향 달빛 몇 사발로' 아내의 '제사상을 차'리던 노시인도 순간이동처럼 고요히 저세상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생전에 '상 차리던 당신이/ 영혼으로 다녀간 밤'이면 '당신'은 또 얼마나..

'강변 유정' -이덕규-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2-07 09:00:11, 조회 : 590 강변 유정 -소월에게- ―이덕규(1961~ )- 큰물이 굽이쳐 휘돌아나가면서 상류에서 휩쓸려 내려온 모래알들이 쌓이고 쌓인 곳, 강변의 작은 모래밭에 살았습니다 강물이 무슨 산고의 진통 끝에 새끼를 낳아 품듯이 지적도 등기도 없는 그 무국적의 반짝이는 금모래밭을 돌아 유정천리, 하염없이 흘러가는 당신을 애타게 부르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 시를 읽으면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랫빛,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고 노래한 김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가 생각난다. 강이 휘어서 구부러진 곳에 쌓인 모래밭을 시인은 보고 있다. 고운 모래가 넓게 덮여 햇살에 가볍게 잇따라..

'트렌드 워칭(Trend watching) -김경훈 지음-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1-25 17:51:00, 조회 : 718 트렌드는 '현재'에 이미 드러나고 있는 징후의 관찰을 통해서 '미래의 필연성'을 규명하는 갓. 앞으로의 인재는,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주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21세기형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은 트렌드 예측을 통한 비전 제시 능력이다. TREND WATCHING 1. 트렌드, 화장발에 속지 마라 트렌드는 나침반과 같다. 그러나 그 나침반이 고장난 것이라면?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트렌드의 옥석을 가리는 좌표가 필요하다. 좌표=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5년 이상의 긴 주기를 갖는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미래에 반드시 일어날 변화여야 한다.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달라질 정..

'철원에서' -김창립-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1-21 07:20:49, 조회 : 646 철원에서 김창립(金昌立) 첫겨울 찾아오는 음력 10월 초 북쪽의 철원으로 거처 옮겼네. 우리 집은 북쪽이 넓게 펼쳐져 저 멀리로 궁예의 궁터 보이는데 성곽은 황량하게 숲을 이루고 옛 궁궐은 사람 없는 폐허 되었네. 슬픈 노래 부르며 검 어루만지고 강개한 기분 되어 책 덮어버리네. 鐵原 孟冬十月初(맹동십월초) 北遷鐵原居(북천철원거) 我家背北寬(아가배북관) 遙望弓王墟(요망궁왕허) 城郭爲荒林(성곽위황림) 古闕無人虛(고궐무인허) 悲歌撫我劍(비가무아검) 慷慨爲廢書(강개위폐서) 17세기 말엽의 소년 시인 택재(澤齋) 김창립(金昌立·1666~1683)이 13세에 지었다. 시를 잘 지었으나 일찍 세상을 떠났다. 좌의정으로 재직하던 아..

최길시 선생님 문의드립니다.

글쓴이 김진경 2015-11-11 15:16:03, 조회 : 8 안녕하세요? 저는 울산YMCA 다문화 프로그램 담당자 김진경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제가 이주여성을 상대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선생님들께 내일 한국어교육방법에 대한 교육에 대해 강의를 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내 일도 서툰 사회 초년생으로서 한국어 교육분야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가 우연히 선생님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며 자료를 수집 중에 있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되신다면 전화 통화를 통해서 좀더 세세한 사항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데 괜찮으시다면 010-5560-1934로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뉴스 하나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1-10 17:06:19, 조회 : 861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3차 ATOM코스 개최 부산대병원은 외상센터 주관으로 세번째 ATOM(Advanced Trauma Operative Management) 코스가 지난 4월 24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전임상시험교육센터에서 개최됐다고 19일 전해왔다. ATOM 코스는 외상외과 의사의 술기향상을 위한 외상수술술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미국 ACS-CoT(American College of Surgeons-Committee on Trauma)에서 자격증을 부여하며 미국, 캐나다, 남미, 중동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많은 비용과 고도로 숙련된 전문교육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는 유일하게 일..

'밤에 앉아' -심헌지-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1-07 06:56:40, 조회 : 605 밤에 앉아(夜坐) 심헌지(沈獻之) 칠순이 바짝 다가와 마음은 조급한데 오막살이 신세로서 곤궁함을 견디네. 시든 풀로 허기 때우니 명마는 과거가 그립고 빈 숲에 살자 하니 학은 가을바람에 울적하네. 시름이 찾아오면 누룩 짜서 석 잔 들이켜고 병든 뒤에는 굴원의 "이소"를 한바탕 읊조린다. 백발이래도 나라 걱정은 놓지 못하노니 밤 깊어 사위어가는 등잔불이 붉은 마음 비추네. 七旬將滿意悤悤(칠순장만의총총) 身世蓬廬耐苦窮(신세봉려내고궁) 敗草驪飢懷往日(패초려기회왕일) 虛林鶴棲感秋風(허림학서감추풍) 愁來頓遜仍三酌(수래돈손잉삼작) 病後離騷又一通(병후이소우일통) 白首猶爲民國慮(백수유위민국려) 夜闌殘燭照心紅(야란잔촉조심홍) 순조 시대..

'체르노빌의 목소리'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0-13 22:48:43, 조회 : 599 2015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기에 도서관에서 빌렸다. '체르노빌' 이름이 기억난다. 1986년 그러니까 거의 30년전 원전 사고가 났다고 떠들썩했던 곳. 그리고 곧 우리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그곳의 얘긴 모양 소설이 아니라 현지에서 여러 사람을 인터뷰한 넌픽션이었다. 처음에 나오는 '서문'과 '역사적 배경'과 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하며 피폭당한 소방관의 아내가 남편을 간호하며 떠나보내며 그 후의 삶을 쓴 얘기 '사람의 외로운 목소리, 하나'만 읽었는데.... 그만 읽어야겠다. 참혹하고 비참하고 두렵고... 이 이상 처절할 수 없다. 방사선의 두려움은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얘기로 들었지만 이렇게 심각한 얘기일지 몰랐다. 후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