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이전) 자유게시판 1598

'내 남자의 여자'

글쓴이 kilshi 2007-06-20 09:46:50, 조회 : 1,231 엊저녁에 요즘 드라마의 화제작이었던 ‘내 남자의 여자’가 막을 내렸습니다. 나는 신문에선가 보고, 중간에서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설정에 약간 억지도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막을 내릴까 궁금했는데, 작가는 결국 그렇게 결말을 내었습니다. 각자 그것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단편적인 것이라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 보고 안 올리는 사람은 제명해 버릴까 신중히 고려하겠습니다. ㅎㅎ

셰익스피어 감상(137) '사랑이 뭐냐구요?'

글쓴이 kilshi 2007-06-19 21:36:26, 조회 : 929 요즘은 매일 아침 산에 갑니다. 동 트기 전의 산은, 새벽잠이 든 아기처럼 조용하고, 상큼하고, 평화롭습니다. 산의 숨결이 알싸하게 피부에 닿는 느낌이 그렇게 신선할 수 없습니다. 오늘 아침엔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새 소리를 들었습니다.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리는데, 맑고 리드미칼한 3음절의 그 소리는 마치 ‘어쩌구 저쩌구’ 하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마리가 이쪽에서 ‘어쩌구 저쩌구’ 하니까, 다른 한 마리가 저쪽에서 ‘어쩌구우’ 하고 짤막하게 한 마디 답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쪽에 있던 놈이 ‘어쩌구 저쩌구 어쩌구우’ 하면서 그쪽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마도 사랑이야기 같았는데, 그걸 알아들을 수 있다면 ..

셰익스피어 감상(136) '악행과 선행'

글쓴이 kilshi 2007-06-16 10:35:32, 조회 : 945 1998년 6월 16일 오늘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85세의 노령에 불편한 몸으로 소떼 500마리와 함께 1차로 판문점을 넘었던 날이다. 내가 홍콩에 있던 2001년 3월 21일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23일 홍콩에 마련된 분향소에 가서 다만 흰 국화 한 송이를 영전에 바칠 때 ‘허무’라는 단어가 떠올랐던 기억이 난다. 벌써 우리의 뇌리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데, 어쩌다 문득 생각이 들어 돌아보아도 참 대단한 인간다운 불세출의 인물이었다. 노벨평화상도 그 분이 받았어야 마땅했다. 악행과 선행 Men's evil manners live in brass, their virtues We write in water. (Henr..

'남해, 다랭이 마을' -최 홍 걸-

글쓴이 kilshi 2007-06-14 09:02:00, 조회 : 1,016 사람마다 태어난 처지도 다르고, 자란 환경도 다르고, 성장 과정도 다르니까 생각하는 것도 모두 다릅니다.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자신도 느끼지 못하고 모두 으레 그렇거니 하는 절벽 한 칸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크든 작든, 정겹든 험하든 자신의 인생입니다. 다만 그것이 천 길 낭떠러지가 되어 헛디디지 않고 보듬어 가도록 노력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남해, 다랭이 마을 최 홍 걸 땅의 끝은 어디서나 절벽임을 알겠다 그 절벽을 일구어 손바닥만한 다랭이 논으로 목숨을 이어 온 다랭이 마을 사람들의 아침은 오르막길이거나 내리막길에서 시작되고 다랭이 마을 사람들의 저녁은 저 막막한 바다로 지는 노을이..

셰익스피어 감상(135) '자연 속에서의 삶'

글쓴이 kilshi 2007-06-12 09:42:36, 조회 : 1,090 여기도 이미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쭉 뽑힌 아스팔트 도로 위로 차들이 질주하지만, 동이 트기 전부터 앞산에서 뻐꾸기가 짙푸른 여름을 울고, 창을 열면 소름이 돋는 맑고 시원한 공기가 소녀처럼 가슴 속으로 안겨 오고, 나뭇잎 윤곽이 싱그러운 앞산 숲 속엔 미지의 무엇이 숨겨 있을 듯하고, 저녁마다 어렸을 적 마당가 멍석 위에서 듣던 개구리 소리가 마음을 간질이고, 불을 끄고 누우면 창에 달빛이 그리움처럼 가득한, 이곳, 자연 속에서의 삶 And this our life, exempt from public haunt, Finds tongues in tree, books in the running brooks, Sermons in ..

고향이란!

글쓴이 kilshi 2007-06-09 08:42:36, 조회 : 1,343 창단 이래 처음으로, 강릉고등학교 야구부가 전국대회의 결승에 올랐다. 그 덕분에 나도,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동대문 야구장에 앉아 보았다. 동대문운동장은 온통 강릉판이었다. 동문들뿐 아니라, 강릉에 연줄이 닿은 수천 명이 몰려 감격적이었다. 모교란 무엇인가? 고향이란 무엇인가? 뿌리란 무엇인가? 그리고 연(緣)이란 무엇인가?

2007 성남학생예능발표회 관현악합주대회

글쓴이 kilshi 2007-06-01 19:53:50, 조회 : 2,461 오늘 계원예술고등학교 벽강홀에서 있었던, 2007 성남학생예능발표회 관현악합주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연주는 2년 전보다 훨씬 안정되고 무르익어 있었습니다. 이 넘쳐나는 활기를 전에는 소홀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하루 후회스럽지 않도록 살려고 애썼습니다만, 지금 돌아보니 아쉬움이 묻어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내정초등학교- -성남정자초등학교- -내정중학교- -이매중학교- -분당중학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켄트 키스-

글쓴이 kilshi 2007-06-01 19:01:36, 조회 : 1,045 오늘 조선일보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실렸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호텔리어가 꿈인 학생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도 그 꿈을 이루려고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이 아들을 위하여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롯데호텔 홈페이지에 ‘아이에게 호텔리어 1일 체험을 하게 해 줄 수 없겠느냐’고 글을 올렸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롯데호텔 경영진이 흔쾌히 받아들여 ‘해보겠다’는 답을 보내주고, 학생의 꿈을 꺾지 않기 위해 이번 여름방학에 유니폼도 입혀서 2-3일정도 실제 경험을 하게 해 줄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 아버지는 이 답을 받고 너무 들떠 밤에 잠을 잘 이룰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이 체험을..

셰익스피어 감상(134) ''내가 느끼는 사랑

글쓴이 kilshi 2007-05-29 11:22:00, 조회 : 1,039 셰익스피어의 예리한 통찰력과 적확한 표현력이 잘 나타나는 글입니다.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대체로 어정쩡한 불확실함 속에 묻혀서 그냥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이거 같기도 하고 저거 같기도 하고, 사랑 같기도 하고 아닌 같기도 한 마음속이 이와 같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확실한 무엇을 위해서 어쩌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어정쩡함을 미화(美化)시켜 중용(中庸)의 덕에 포함시키면 안 되겠지요. 내가 느끼는 사랑 O heavy lightness, serious vanity, Misshapen chaos of well-seeming forms, Feather of lead, bright 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