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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139) '세상사란'

글쓴이 kilshi 2007-07-01 06:24:54, 조회 : 920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잘려나가고, 후반부를 시작하는 '열정의 달' 칠월입니다. 내가 어렸을 적 언젠가, 어른들(그것이 아버지 친구분들이었는지, 그냥 모르는 할아버지들이었는지 확실한 기억이 없음)이 모여 얘기하는 중에,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얘기는 ‘어정어정 하는 사이에 칠월이 가고, 건들건들 하면서 팔월이 간다’는 뜻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그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어정어정 건들건들 산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그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을 듯합니다. 7월 1일은 홍콩이 150여년 만에 본국(중국)으로 ..

무성하던 유월

글쓴이 kilshi 2007-06-30 05:53:19, 조회 : 936 그 무성하던 유월도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하는 일 없으면 널널한 시간이 지겨울 것 같았는데, 하는 일 없이도 세월은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것을 지금에야 깨닫습니다. 이 낙락장송은 노령에도 불구하고, 한겨울 설한풍 속에서 고고한 푸름을 잃지 않기 위하여 이 여름에 한껏 힘을 돋우어 두고 있습니다. 마을 어귀에서 장승처럼 기다리는 고향 품속 같이 닿으면 진득이 묻어나는 그리움 늘 푸른 소나무. 사람 같은 나무, 나무 같은 사람, 그 속가슴에 내가 있다. - 강학희 詩 "소나무" 중의 일부 -

보고가 늦었습니다.

글쓴이 이충웅 2007-06-28 10:48:16, 조회 : 2,947 선생님 보고가 늦어 죄송합니다. 21일 중학교 동창녀석들 만나서 단오장 귀경갈려고 했는데 같은날 부고를 접한게 있었습니다. 옥계에서 같이 열차로 통학하던 고교동창 김진걸군의 모친께서 작고하셔서 중학교 동창녀석들 모임을 끝내고 동인병원 영안실로가서 문상을하고 상주 위로한답시고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 녀석들과 상막을 지키다 22일 새벽녘에 근무지로 왔습니다. 단오장 구경도 못한채... 그러데 이건 또 웨 부고? 코흘리개 초등학교 동창이 머이 그래 바쁘다고 50초반에 이 세상을 먼저 갔다는겁니다. 하여 또 대관령 넘어 걸음을하고 토욜은 회사 업무차 양평에 회의를 다녀왔습니다. 결산기가 돼서 바쁘게(마음만)돌아갑니다. 강릉 단오제는 작년 세계..

25년만에 목소리로만 뵌 우리 담임선생님

글쓴이 신재웅 2007-06-26 08:05:56, 조회 : 1,332 사부님. 어제밤은 너무 행복했습니다. 전화로 밖에 말씀드릴 수 없어서 죄송했습니다. 꼭 시간내서 만나뵙고 큰 절 올리겠습니다. 외국인위한 한국어교육에 도가 트신 사부님의 모습은 40대 청년때와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상세하게 모든 걸 기억하고 계시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마치 어제까지 담임선생님이셨던 것 같은 생생한 기억었습니다. 25년(1983년~2007년)동안 쭈~욱 저희 담임선생님이셨던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리고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제 막 예리하게 벼린 강철검이 완성된 듯한 장면이 연상되었습니다. 그 강철검은 아마 선생님께서 평생 완성해 보려고 했던 것일테지요. 이제 완성된 검이 천하통일을 위해 쓰일 기회를 ..

셰익스피어 감상(138) '세속의 영광'

글쓴이 kilshi 2007-06-26 00:01:32, 조회 : 849 오늘의 역사를 보았더니, 1949년 오늘(6. 26)은 김 구 선생이 암살당한 날이고, 1962년 오늘은 가수 남인수씨가 사망한 날입니다. 독립운동가로, 대중가수로서 한 시대를 풍미하던 대단한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일으켰던 거센 물결도 어느 틈엔가 많이 잦아들어 이제는 여린 파문이 되어 간간이 스쳐갈 뿐입니다. 결국엔 그것마저 스러지고 역사의 한 줄 기록으로만 남을 것입니다만……. 세속의 영광 Glory is like a circle in the water, Which never ceaseth to enlarge itself Till by broad spreading it disperse to nought. (1 Henry VI..

아, 아, 어찌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글쓴이 kilshi 2007-06-24 21:05:48, 조회 : 1,069 내일이 그 6.25전쟁이 일어난 날입니다. 그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만 일곱살짜리 3학년이었습니다. 이 사진들은 알바니아 태생으로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한국전쟁을 취재한 미국의 저명한 사진가 디미트리 보리아(1902~1990)가 駐日 美극동사령부 사진반에서 일할 때 한반도 각지를 돌며 촬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것들은 남의 나라, 남의 얘기, 먼 옛날 얘기가 아니라, 바로 50여년 전,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 오빠 누나 언니들, 그리고 바로 내가 죽지 못해 살아온 아픈 삶이었습니다. 우리 현재의 이 풍요와 평화와 자유와 행복은 이들의 피와 땀과 목숨이 이룩해 놓은..

분당중학교 2007년도 졸업생입니다-

글쓴이 최윤수 2007-06-23 10:57:37, 조회 : 1,968 중학교를 졸업하고 .. 자립형 사립고에 진학하여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분당중학교를 검색해보니 교장선생님의 기사와 함께 이 홈페이지 주소가 뜨더군요. 그래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이셨고, 제가 학교에서 학생회 활동을 했던 것도 아니고, 그렇게 뛰어난 학생도 아니었기 때문에 교장선생님께서 기억을 못 하실 것을 알면서도 중학교에서의 2년 간의 생활 동안 교장선생님께 느꼈던 존경심과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 그런데 막상 글을 시작하고 보니 ..; 아무나 글을 올려도 되는가... 싶네요;) 외롭고 힘든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면 분당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중학교 생각도 참 많이..

사부로서 첫만남(대한민국 강릉고 23기 신재웅)

글쓴이 신재웅 2007-06-22 12:20:47, 조회 : 1,186 제겐 부(父)께서 계십니다. 친부,조부께서 계셨었습니다. 그리고.... 사부께서 계십니다. 그분은 정직.신념.일관됨.열정.꺾이지 않는 불굴의 의지 이런 말로 표현하기에 너무 부족하신 분이십니다. 지금 그분이 계셔서 너무 기쁩니다. 지난 2002년에 혜화동에 있는 선생님 계신 곳을 찾아가려고 했었습니다. 교육부에 전화해서 선생님 특이한 존함 덕분에 계신곳을 알아냈었습니다. 스승의 날에 맞추어 제가 다니는 회사 옷 한벌 사들고 가서 만나뵙고, 껴안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잊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어려운 일들이 좀 많이 있었습니다. 2000년 사천 집이 산불로 모두 소실되었습니다. 2002년 말부터 어머님께서 많이 아프셨습니다.(암 말기)..

제자로서 첫만남(강릉고등학교 23기 신재웅)

글쓴이 신재웅 2007-06-22 11:49:47, 조회 : 1,387 선생님. 너무 오랫동안 못보었습니다. 83년 봄 강릉고등학교로 오실때 저는 철부지 학생이었습니다. 한달가까이 담임선생님이 없어서, 불어 담당 선생님께서 임시 담임을 하고 계셨었는데 어느날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시던 선생님께서 저희반 담임으로 오셨습니다. (남아 있는 기억) *반장선출 : 오시자 마자 반장과 학급임원을 뽑았었는데, 추천된 사람들은 무조건 일어나라고 하셔서 거의 일방적으로 지목하셨습니다.(전 그렇게 빠른 방법으로 반장을 뽑을 수 있는지 그때까지 몰랐습니다.) *성적지도 : 그때는 매월 순위고사 같은 것을 보았는데, 전체 등수가 올라가거나 떨어지면 선생님께 불려갔었어요. 전 어느날 갑자기 순위가 100등 이상 떨어져서 선..

'來生에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시면' -서 정 아-

글쓴이 kilshi 2007-06-21 12:00:46, 조회 : 896 왠지 우울해지고 이유없이 짜증나는 그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하기야 어제까지의 무더위를 생각하면 당장은 더위를 식혀주어 고맙게도 생각됩니다. 장마의 습습하고 어두침침함이 아닌, 안개비 끼인 호숫가와 같은 나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내 남자의 여자’에 댓글 달지 않은 사람들, 빨리 글 올리고 광명 찾자! 來生에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시면 서 정 아 내생에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시면 졸졸졸 노래하는 개울이라 대답하리. 빛 구슬 가져 놀다가 살랑 바람에 졸아 보게 웅장한 기풍으로 으스대는 큰 연못이나 끝 모를 깊이로 무게 잡는 바다도 아닌 작은 새 부리나 적시는 개여울이면 족하오. 계절 따라 수선스레 옷도 바꿔 입어보고 때로는 돌부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