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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시(詩) 감상(2)

글쓴이 kilshi 2007-07-19 08:49:00, 조회 : 1,195 별리(別離)의 정(情) 衆鳥同枝宿(중조동지숙) 새들은 모여서 같은 나무에서 잠을 자지만 天明各自飛(천명각자비) 날이 밝으면 뿔뿔이 날아가 버린다. 人生亦如此(인생역여차) 사람의 헤어짐도 또한 이와 같은데 何必淚沾衣(하필누첨의) 어찌하여 그대는 눈물로 옷깃을 적시는고. -가련과 헤어지며 가련을 달래는 시- 이별(離別) 樂莫樂兮新相知(낙막낙혜신상지) 즐거움은,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된 것보다 더 좋은 즐거움이 없고 悲莫悲兮新別離(비막비혜신별리) 슬픔은, 새로운 친구와 헤어지는 것보다 더 아픈 슬픔이 없다. -신세를 많이 진 회양 사또와 헤어지며-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 해 인-

글쓴이 kilshi 2007-07-17 09:28:59, 조회 : 1,181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인 줄만 알았지요. 치자꽃도 그 칠월에 피는 모양이지요. 나도 오래 전 언젠가 향기의 달콤함이 입술을 녹일 것 같은 하얀 색의 치자꽃을 본 적이 있었지요. 그 때, 희기는 하나 어쩐지 맑지 못한 듯이 느껴졌고, 향기가 너무 노골적으로 천박하게 달아, 별로 좋다는 인상을 받지 못해, 그 후로 치자꽃에 대하여 별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지요. 그보다는 요즘 피기 시작하는 구절초꽃 비슷한 벌개미취꽃이 더 조용하고 꿈꾸 듯하지 않습니까? 사람마다 생각과 느낌이 다른데, 이해인 시인은 칠월의 치자 향기에 마음의 사랑을 싣습니다.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 해 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

김삿갓 시(詩) 감상(1)

글쓴이 kilshi 2007-07-16 08:32:12, 조회 : 1,079 어젯밤 축구는 입에서 막말이 나오도록 열이 받쳤다. 혼자 보았기에 망정이지, 옆에 다른 나라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내 꼴이 더욱 꼴불견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47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고 큰 소리 치더니, 형편없는 졸전 끝에(그것은 실수가 아니었다) 가장 약체라고 하는 상대에게 어리버리하다가 패하다니……. 차라리 허풍이나 떨지 말든지……. 하기야 우리나라 꼭대기부터 곳곳에 이런 꼴이 수시로 있으니, 모두 식상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고도 또 반성 없이 슬며시 어물어물 넘어갈 것이다. 김삿갓 시집를 읽다가, ‘초야(初夜)’라는 김삿갓과 가련이 주고받은 시에, 가련의 댓구가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 소개한다. 김삿갓 毛深內滑 必過他..

셰익스피어 감상(142) '제왕 시이저도'

글쓴이 kilshi 2007-07-14 11:07:34, 조회 : 888 100년 전 오늘(1907년 7월 14일)은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이준 열사가 분사(憤死)한 날이다. 고종황제의 특사로 을사조약의 무효를 주장하러 갔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억울한 한을 품고 이역 땅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런 분들의 말없는 충정이 이룩해 놓은 이 나라를, 오늘 엉뚱한 놈들이 애국자인 척, 평화주의자인 척하며 나대는 꼴이 더욱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아름답고 순수한 애국을 숨어들게 만든다. 제왕 시이저도 Imperious Caesar, dead ;and turned to clay, Might stop a hole to keep the wind away. O, that that earth which kept the..

'손 놓고' -김 동 찬-

글쓴이 kilshi 2007-07-10 11:41:14, 조회 : 1,085 아침에 첫 매미소리를 들었습니다. 매미가 울면 여름이 왔다는 실감이 피부에 와 닿습니다. 나는 매미소리를 들을 때마다, 1963년 사천 사기막 용연사에서 들었던 그 때의 매미소리가 떠오릅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매미가 일시에 발악하듯이 절규하듯이 울어대던 소리는 처음이었습니다. 동트기 전부터 울기 시작하면 밤이 깊도록 울었습니다. 처음에는 시끄러워 글자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는데, 한참 지나니 그것이 그렇게 아늑하고 정겹게 들릴 수가 없었습니다. 가끔 그들이 유유히 노래하는 그늘 밑 바위에 팔베개를 하고 누우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집 뒤에 대장간이 있었습니다. 밤나무 그늘 아래 있던 그 ..

평준화 그리고 내신

글쓴이 權五翼 2007-07-07 14:29:46, 조회 : 1,687 平準化 그리고 內申. 한국 사람은 모두 정치평론가, 교육 전문가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짐작컨대 짧은 시간에 이만큼 정치체제, 교육제도를 확립하기까지 수많은 곡절을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이 나름대로 터득한 경험의 소산물이라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그놈의 헌법’을 고쳐야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끊임없이 교육제도(입시제도)를 손 봐야한다는 얘기가 이어지니 도대체 이 두 가지의 끝은 어디 매 쯤 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주위의 친구들이 대부분 입시하고는 작별을 고했지만 그래도 아직 저를 포함하여 늦둥이를 둔 몇몇은 입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입시에 관한 정보가 있으면 귀를 세우게 되고 신문스크랩도 꾸준히 하면서 아무튼 긴장의 끈을..

그날.

글쓴이 權五翼 2007-07-03 20:09:23, 조회 : 1,733 그날, 누구나 살면서 잊으면 안 되는 특별한 날들이 있습니다. 본인생일, 결혼기념일(저는 뭐 자주 잊어먹지만), 부모님 기일,....등등 저에겐 또 다른 날도 특별합니다. 며칠 전에 지난 6월 28일이죠.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살아갈 입대(入隊)일입니다. 1977년 그해는 무척 더웠죠. 여름 내내 30도를 오가는 폭염이 계속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묵호는 취약지구 선정으로 대부분의 친구들이 방위로 빠져 현역으로 입대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습니다. 나 역시 당시는 체중이 간들간들해서(54킬로, 지금은 75킬로, 흑) 혹시 하는 마음에 아 에 속 편하게 해병대로 지원 하려고 친구랑 작전을 짜기도 했죠. 당시 나는 다른..

셰익스피어 감상(141) '여자는 총명할수록'

글쓴이 kilshi 2007-07-03 10:34:00, 조회 : 1,118 여자는 총명할수록 The wiser, the waywarder. Make the doors upon a woman's wit, and it will out at the casement; shut that, and 'twill out at the keyhole; stop that, 'twill fly with the smoke out at the chimney. (As You Like It 4.1.157-160) 여자는 총명할수록 변덕이 심하답니다. 여자의 총명에다 문을 해달아 보세요. 창으로 튀어 나올 거예요. 창을 닫아 보세요. 자물쇠 구멍으로 빠져나올 테니까. 그걸 막아 보세요. 연기랑 함께 굴뚝으로 날아오를 거예요. (『좋..

셰익스피어 감상(140) '우리의 육체는 정원'

글쓴이 kilshi 2007-07-02 12:51:13, 조회 : 952 집 옆 호수공원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 텐데, 그 새 오리 가족이 둥지를 틀고 새끼를 친 모양입니다.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며, 장난치며, 삶을 배우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 없습니다. 내 홈페이지에 올려주겠다고 포즈를 좀 취해 달라고 며칠씩 비 속에서도 쫓아다녔는데, 내가 영 못 미덥게 생각되었는지 계속 도망을 가 이렇게 멀리서밖에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분명히 여덟 마리였는데, 어제 아침에 보니 여섯 마리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게 어미가 이 세상을 믿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겠지요. 1961. 7. 2. 오늘은 헤밍웨이가 엽총 사고(자살이라고들 하는데)로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나는 헤밍웨이의 모든 것을 좋아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