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5-12-25 09:32:53, 조회 : 612 기일 ―이용상(1934~2015) 서울로 태국으로 아들 손자 다 떠나 고향 달빛 몇 사발로 제사상을 차렸네 나 혼자 제관이 되어 고즈넉이 절을 하네 오십 년 그 세월도 난 한 촉 피는 사이 상 차리던 당신이 영혼으로 다녀간 밤 내 집에 자정의 만찬 설거지하고 가겠네 깨끗한 마감은 모두의 소망이다. 특히 생의 마감은 잠자듯 하고 싶다고들 되뇐다. 목욕 후 옷 다 갈아입고 잠에 들더니 그대로 떠나는 구순(九旬)의 맑은 복도 봤다. 얼마 전까지 '고향 달빛 몇 사발로' 아내의 '제사상을 차'리던 노시인도 순간이동처럼 고요히 저세상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생전에 '상 차리던 당신이/ 영혼으로 다녀간 밤'이면 '당신'은 또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