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들이
90년대, 버스를 타고 그 앞 길을 지나다닐 때마다 어른 키 두 배는 되어보이게 아득히 하늘을 받치도록 높이 쌓아올린 돌담 그 너머가 몹시도 궁금했던 그곳. 내가 지나다니던 10여 년 동안에도 어디 한쪽 무너지거나 흔들리거나 까딱하지 않았고, 물론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이 굳굳이 닫혀 있어 늘 궁금했던 그곳. 규격 맞게 다듬지도 않은 제멋대로의 돌을 가지런히 정성스럽게 쌓아올린, 그 옆 경복궁의 엄숙한 역사를 거부하고 등을 돌려앉은 듯한 현대의 반항 같았던 그 모습. 저 속에 도대체 무엇을 감추어 두었길래 저렇게 예쁘고 정성스럽게 감추어두지 않으면 안 되었을까? 그곳이 열렸단다. 이름하여 ‘열린 송현’ 이제는 움직이는 게 귀찮게 느껴지는데, 모처럼 먼 길을 나간 기회에 옆의 ‘서울공예박물관’을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