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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동행(師弟同行)

사제동행(師弟同行) “선생님, 여기 내려와 며칠 쉬시다 가시지요?” 50여 년 동안 간단없이 이어져 오는 연분(年分)인데 핸드폰이란 게 생긴 후로는 틈틈이 들려오는 친숙한 목소리였다. 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5,60년대 국민학교 운동회에 있었던 사제동행이라는 경기 장면을 떠올리곤 한다. 학생이 달리다가 선생님 이름이 적힌 카드를 주워 쳐들어보이면 운동장 어디에선가 그 선생님이 달려나와 같이 손잡고 달리는 경기였다. 앞서서 껑충한 황새다리로 종종걸음치며 애타는 눈길로 뒤돌아보는 선생님과 손을 놓칠세라 병아리 가랑이를 한껏 벌리며 끌려가듯 쫓아가며 애원하듯 마주보던 그 순일한 광경은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훈훈한 애태움을 안겨주던 경기였다. 세월에 묻혀버린 수많은 옛 정경들 속에서 그 모습이 잊히지 않..

아, 이 좋은 계절!

5월이 이리 좋은 계절이었던가? 앞뜰의 꽃들이 .... 그리고 곧 5월의 여왕이라는 장미도 필 텐데.... 여든 번의 5월을 밎고 보내면서도 이렇게 좋은 시절인 걸 한 번도 느끼지 못하고 잊혀진 것 같다. 이걸 늘 마음에 품고 살 수 있다면... 그게 행복. 먹고살기에 바빠 그런 감정은 차라리 사치로 밀쳐 두었으리라. 잊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