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산수(傘壽)에 걸터앉아 협로 뚫고 나오느라 죽을 힘 다했겠고 고하(苦河) 헤치느라 사생결단해 왔는데 출거도 이수(二竪)에 시달리리 산수(傘壽)는 어드멘가 어떻게 살아왔나 돌아보니 자취 없고 어디로 가고 있나 내다봐도 오리무중 고희면 종심이라더니 산수 끝 풍경만 흔들리고 더 이상 갈 곳도 가얄 곳도 없는데 바람 부는 대로 그냥저냥 살자 하나 팔십 년 한숨 쉬어 봐도 사는 의미 모르겠네 ☆. 유아원 꼬마들이 선생님 손을 잡고 고물고물 천연스레 지나간다. 뜬금없이 가슴 한쪽이 찌릿해지며, 오만가지 옛일들 이 머릿속을 떼지어 덮어온다. 나의 70여년 전 그 시절과 저 아이들의 70년 후를 생각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인생은 아무리 발버둥쳐 봐야 시대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는데, 시대의 물결은 지도자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