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이전) 자유게시판

셰익스피어 감상(94) '장미는'

최길시 2021. 10. 3. 09:55
글쓴이 kilshi 2006-10-06 23:54:50, 조회 : 1,760

 

5월, 꽃잎에 초롱초롱 이슬을 달고, 그 발랄하고 화려하게 피어나던 장미가(내가 가장 좋아하고 향기롭던 그 노란색 장미도) 뜰 한 구석에서, 이제는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느냐 싶게, 가지도 늘어뜨린 채 초라한 모습으로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저 모양으로는 내년의 그 향기와 정열을 기약할 수 없으리만큼……. 저렇게 초라해지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글이 나타내고자 하는 뜻은 잘 알겠는데, 번역 문장이 좀더 시적(詩的)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영시(英詩)를 잘 모르니까 알 수 없지만, 셰익스피어의 원문은 그처럼 비시적(非詩的) 문장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장미는

 

But earthlier happy is the rose distilled,

Than that which, withering on the virgin thorn,

Grows, lives, and dies in single blessedness.

(A Midsummer Night's Dream 1.1.76-78)

 

장미는 지켜 주는 가시에 둘러싸여 시들어 가면서

저 혼자만이 행복하게 피어 있다가 죽어 버리는 것 보다는

꺾여서 향기를 뒤에 남기는 것이 우리가 생각할 때 더 보람 있잖느냐.

(『한여름 밤의 꿈』1막1장 76-78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