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6-05-09 09:39:29, 조회 : 1,663 |
새벽에 은사시나무의 흰 꽃가루가 첫눈처럼 덮인 하얀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뻐꾸기가 웁니다. 얼마 만에 가까이서 들어보는 그리운 소리인지 모릅니다. 옛날, 뻐꾸기가 절절히 울던 때는 힘든 보릿고개였습니다. 찔레꽃 향기가 그윽히 5월의 바람에 실려오고, 파란 이삭이 처녀의 머릿결처럼 물결치던 보리밭 사이로 난 햇빛 쏟아지는 길을 따라 뻐꾹뻐꾹 어디론가 한없이 가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대’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그 때 상황이나 심정에 따라 대상이 달라지겠지요.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그대’는 누구?, 무엇? 입니까? 어서 당신의 마음이 밝은 대낮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대를 볼 때까지는
All days are nights to see till I see thee,
And nights bright days when dreams do show thee me.
(The Sonnets 43)
그대를 볼 때까지는 낮은 다 밤이요,
꿈에서라도 그대가 보이면 캄캄한 밤도 밝은 대낮이라오.
(『소네트집』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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