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이전) 자유게시판

'풀들의 길' -문 정 희-

최길시 2021. 10. 5. 08:57
글쓴이 kilshi 2007-03-02 15:19:09, 조회 : 985

 

 

오늘은 학교로서는 정월 초하루같은 날입니다. 첫날부터 봄비답지 않은 비가 쏟아져 기분이 개운하진 않지만, 날씨에 기분이 개였다 흐렸다 하지말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면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아까워질 것입니다. 바로 내가 만물 앞에 무서운 힘을 가진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풀들의 길

문 정 희

2월 산에 올라가 보면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가만히 제자리에서 서 있는 것 하나로도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가를 안다.

 

드문드문 잡목 사이

바위틈 마다 메아리 숨쉬고

지난 추위에 까맣게

탄 화산재 같은

흙을 밀치고

파릇한 봄이 다시 살아나는

2월 산에 올라가 보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우리가

가만히 제자리에서 서 있는 것 하나로도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졌는가를 안다.

눈부신 신록의 주인임을 안다.

봄 소식 -안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