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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116) '저라는 사람은'

최길시 2021. 10. 4. 11:03
글쓴이 kilshi 2007-01-25 11:10:51, 조회 : 965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을 통하여 수많은 인간형을 창조해 냈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들로 하여금 그런 인간의 면모를 요모조모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셰익스피어가 그들로 하여금 말하게 한 대사 중에는 불후의 명언들이 수없이 많지요. 그것이 셰익스피어 문학의 위대함이 아닐까요? 아래의 말은 ‘리어왕’에서 누가 한 말인지 기억이 없지만, 분장하지 않은 순수한 본심이라면 그런 사람과 교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리어왕’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의 하나지요. 인간의 비극이란, 어느 날 벼락 떨어지듯 갑자기 닥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판단하여 잘못 실행한 것이 원인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신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겠지만). 리어왕도 왕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한 때문에 결국은 착한 셋째 딸과 함께 그야말로 비극적으로 죽어야 하는 결말을 맞게 된 것입니다.

 

 

저라는 사람은

 

I do profess to be no less than I seem, to serve

him truly that will put me in trust, to love him that is

honest, to converse with him that is wise and says

little, to fear judgment, to fight when I cannot choose.

(King Lear 1.4.14-17)

 

저라는 사람은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저를 믿어주시는 분을

충직하게 모시고, 정직한 분을 좋아하고, 현명하고 말 수 적은

분과 교제하고, 하늘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부득이 한 경우에는

싸움을 불사하는 사람입니다.

(『리어왕』1막4장 14-17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