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7-01-23 12:11:50, 조회 : 1,308 |
감기 한 번 걸렸다 나니, 2007년의 1월도 훌쩍 반 허리 넘어서, 흴 것이라는 색깔도 어렴풋이 채색이 드러나는 것 같다. 창밖에 바라보이는 세상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한데, 신문과 방송에서 떠드는 저 속의 세상은 왜 그리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처절하고 악다구니들을 치고 있는가?
1월
오 세 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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