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교육 계획
교육이 사람을 바르게 기르기 위한 의도된 행위라면, 의도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교육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정해진 교육 기간 동안에, 기대하는 교육 목표에 학습자들이 최대한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일련의 교육 활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조직화,체계화하는 일입니다.
학년에 따라 교육과정(敎育課程)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학교 교육에서는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에 따라 교사가 수업 준비를 하여 교수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교과서는 어디까지나 기본을 제시해 줄 뿐이기 때문에 그것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여서는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습니다. 지역마다 처한 상황이나 조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수준, 지도 내용, 지도 방법을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하도록 교과서를 재구성한다든가 새로운 내용을 도입한다든가 하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더구나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은, 영어의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ESOL)이나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처럼 교육 연구도, 교재를 비롯한 학습 자료나 교육 정보도, 지도자 양성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현실이기 때문에, 지금도 교재조차 구하기 어려운 곳이 있을 정도로 교육 여건은 전반적으로 열악한 실정입니다. 그런 곳일수록 지도자가 당면한 상황과 여건(학습자의 연령층-유아,아동,청소년,성인-, 교육 환경 및 형편, 학습자의 학습 목적, 등등)에 따라 적절한 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교육 성공의 비결입니다.
여기에서는 ‘외국에서, 한국어를 기초에서부터 체계적, 학문적으로 배우기를 희망하는, 성인 대상의 교육’에 대하여, 제가 생각하는 나름의 교재와 방법을 제시해 나가겠지만, 그것을 그냥 그대로 수업 현장에 적용하지 마시고, 그 지역(언어권)의 상황과 학습자들의 특성을 감안하여,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안(案)으로 재구성하여 수업에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나. 교재 준비
교육 계획이 수립되면, 그 다음에 가장 중요한 일은 교재의 준비라고 하겠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교재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지도 경험이 부족한 지도자는 모든 것을 교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또 교재에 의존하는 것이 지도하기에 가장 편하고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교육의 성패는 교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지도자는 자기 마음에 꼭 맞는 교재가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교재를 만드는 사람마다 지도하는 사람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모두의 마음에 흡족한 교재를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해외의 여러 지역에서 지도하기에 적절하도록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한국어 교재는 아직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한국어 교재를 시판(市販)하는 것 중에서 선택하고자 할 경우에는, 먼저 그 교재의 구성과 내용을 세심하게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교재분석표(敎材分析表)’를 가지고 교재를 분석해 봄으로써 그 교재가 어떤 학습자를 대상으로, 어떤 언어 재료를 가지고, 어떤 영역의 학습을 목적으로 편찬되었는지를 알 수 있고, 따라서 내가 가르치고자 하는 학습자들에게 적합한지 어떤지를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교재를 제작하고자 할 때에는, 교육 목표,교육 대상,영역별 구분 여부,교육 기간 등을 결정한 후에, 현지의 한국어 교육 환경과 여건 등을 고려하여, 충분한 사전(事前) 연구를 거쳐서, 먼저 ‘실라버스(syllabus)’를 작성한 후에 교재 제작을 하여야 합니다.
다. 학습지도안
가르치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 중에서 가장 하기 귀찮고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 ‘학습지도안’을 쓰는 일일 것입니다. 교재가 아주 잘 만들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매시간마다 학습지도안을 작성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학습 활동을 밀도 있게 하여 학습 목표 달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지도 경험이 부족한 지도자에게 있어서 학습지도안을 쓰는 과정은 밀도 있는 수업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수업 후에 반성의 자료도 되는 것입니다.
양식이나 형태는 수업에 이용하기에 편한 것이면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을 것입니다. 학습지도안이 형식적,추상적으로 작성되어서는 안 되고, 자신의 외국어 학습 경험이나, 교수 경험, 교수 방법에 관한 선행(先行) 연구, 학습자의 요망 등을 참고하여, 수업 진행 과정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학습지도안 양식(첨부파일 참조)
라. 수업 형태
언어 학습은 강의식 일변도의 수업은 적절치 않습니다. 언어 학습은 언어 능력의 숙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수업중에 지도자와 학습자간에 1:1대화를 비롯하여, 학습자들이 직접 활동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므로 지도 인원도 50분 수업을 기준으로 할 때 10명 내외가 이상적인 것 같습니다. 많아도 15명은 넘지 않아야 한 시간(50분) 동안에 전원이 일정한 양의 학습 내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습 목표에 따라 어떤 수업 형태로 어떻게 학습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학습 진행 계획이 학습지도안에 나타나야 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수업 형태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만, 학습자들이 재미있게 적극적으로 학습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항상 새로운 학습 형태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①강의식, 지도자 주도의 반복 연습식
②지도자와 학습자간의 질의 응답식(전체 또는 개인)
③그룹 토의식
④2인 대화식
⑤전원 대화식(연극 등)
⑥1인 발표 후 질의 응답식
⑦개인 학습(독해, 번역, 작문)식
⑧낭독
⑨듣기를 위주로 한 영화(비디오) 감상, 또는 라디오 녹음 청취식
⑩질문지,평가지를 통한 지필검사식
⑪컴퓨터 또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학습 형태 개발 활용
사소한 문제이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것도 학습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신경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①지도자는 상황에 따라 어느 위치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
②학습자의 좌석 배치는 수업 형태에 따라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③판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판서의 분량, 위치, 글자의 크기, 판서할 때 지도자의 위치, 등)
④학습자를 지명하여 시키거나 질문을 할 때 어떤 순서로, 어떤 질문 형식을 취하는 것이 좋은가?
⑤학습 도구(자료)는 어느 때, 어떤 것을 어떻게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마. 학습 자료
학습 자료란, 학습 효과를 거두기 위하여 학습 활동에 쓰이는 모든 것―지도자 자신의 몸짓까지도―을 말합니다. 언어 교육에서도 여러 가지 학습 보조 자료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지도자의 말로써만 설명하고 언어 연습을 실행하는 것과, 각종 학습 보조 자료를 이용하여 학습했을 경우와를 비교하여 보면, 학습 효과의 차이가 현격함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 기능 연습에서 각종 시청각 자료의 효능은 대단히 크다고 하겠습니다. 학습 자료의 필요성은 모두 인식하고 있지만 직접 찾고, 만들고 하기가 힘들고 귀찮으니까 누군가가 제공해 주기를 바라게 되고, 그래서 실제로는 맨손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학습 자료의 종류 |
①실물, 모형
②낱말(어휘, 조사, 어미) 카드, 그림카드, 수 카드
③장난감, 게임기
④칠판과 판서
⑤괘도나 도표
⑥사진, 그림(그림 엽서)
⑦만화, 신문․서적(독해용)
⑧슬라이드, OHP, 영사기
⑨오디오 器機
⑩비디오 器機
⑪컴퓨터와 인터넷
⑫학습 평가 도구
⑬각종 연습 문제지
⑭지도자 자신의 동작 등
*자료 제작 및 사용상의 유의점 |
①사용 목적과 의도가 분명해야 합니다.(그렇지 못할 경우에 무용지물이 되어 낭비에 수고롭기만 합니다)
②수업에 활용하기 전에 반드시 내용을 확인하고, 기기(器機)라면 점검하고 직접 사용해 보아야 합니다. 미리 확인하지
않고 교실에 들어가 통을 열어보면, 지도 목적에 벗어난 내용이 섞여 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잘못된 내용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기기는 갑자기 고장을 일으킨다거나 사용 방법을 몰라 학습자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시간의 낭비
만 초래하는 결과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내용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테이프류나 조작이 단순한 기기라도, 결함이
없는지, 제작상에 오류가 없는지, 학습자들의 수준이나 학습에 적절한지, 사용 방법은 어떠한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③사용 요령이 간단하고 명료한 자료가 좋습니다.
④그 시간에 사용하지 않을 자료는 교실에 지참하지 않습니다(학습자들의 주의가 산만해지기 쉬움)
⑤자료를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학습 분위기의 긴장감이 떨어짐)
⑥사용한 자료는 잘 보관합니다(다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보다 자세한 것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의 실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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