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강의실

<제1강>1.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최길시 2021. 9. 25. 19:53

(제1강)_1.한국어_선생님으로서.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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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남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거니와, 가르치고 싶다고 아무나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되고, 배우는 사람을 바르게 효율적으로 가르칠 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며, 잘 가르치려는 의욕을 가지고 부단히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자료도 열심히 준비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한국말을 할 수 있다고 해서,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고 해서 한국어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좀 엄격하게 말하면, 국어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국어(國語) 수업을 잘 하는 선생님이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훌륭한 한국어(韓國語)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국내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것과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5,60년대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의 생각이 납니다. 그 때 어느 영어 선생님은 달랑 교과서와 백묵 하나만 들고 들어와 배울 단원을 읽고(때로는 따라 읽게 하거나, 반에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읽히고), 해석해 주는 것으로 그 단원 공부를 끝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선생님의 발음도 별로 좋았던 것 같지 않았고, 그렇다고 문법 설명이라도 잘 해 준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옛날이니까 그랬다 하더라도 요즘같은 시대에 그런 한국어 수업을 해서는 학습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있어서 한국어 선생님은 한국을 바라보는 창이 되기도 하므로, 그 창 때문에 한국 전체에 대한 실망을 안겨 주어서는 안 되겠지요.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어 선생님이 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기본 소양과 능력을 갖추도록 부단히 공부하여야 하며, 언제나 최선의 수업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준비하여야 합니다.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수업 준비를 철저히 하여 수업에 임하려는 자세를 갖도록 합시다.

 

∘표준 발음법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발음은 정확한가?

∘한국어의 언어적 특징을 알고 있으며, 학습자에게 한국어법을 잘 이해시킬 수 있는가?

문자(한글)의 특징을 이해하고 있어 문자 지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가?

∘학습 자료 제작과, 수업에 기자재를 효과있게 활용할 능력이 있는가?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

기타 언어학적 지식이 있으며, 한국 문화에 대하여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가?

∘현지어 구사 능력은 초보자들을 지도하기에 충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