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강의실

<제5강> 5. 지도할 때의 유의점과 언어에 대한 이해

최길시 2021. 9. 25. 20:50

세계의_언어_분류,문자의_갈래.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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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강)_5.지도할_때의_유의점과_언어에_대한_이해.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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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지도할 때의 유의점

   교육의 질은 지도자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떤 교육에서든 지도자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오직 지도자에게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외국에서의 한국어 학습 초보자에게 있어서 지도자의 역할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가 지도하는 대로만 한국어를 이해하고, 언어 기능도 그를 따라 흉내 내며 익혀 나갈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어떤 영상 학습자료나, 음성 학습자료도 선생님의 영향력을 능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유능한 한국어 지도자가 되려면 지도에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한국어학교육 이론에도 박식해야 하겠고, 현지어(現地語)도 능통해야 하며, 수업 현장에서의 지도 요령도 능숙해야 할 것입니다. 지도 요령은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학습 시간 동안 학습자들의 주의를 집중시켜 이끌어가는 기술과 시간 운용 능력이고, 또 하나는 교수할 요목에 따라 그 학습자에게 가장 적절한 지도 방법을 사용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그런데 전자(前者)는 많은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이지만, 후자(後者)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지도법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적용을 통해서 습득되는 것입니다. 특히 학습 초기에 습득된 언어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있어서의 지도자의 지도 방법과 지도 역량은, 그 학습자의 앞으로의 한국어 능력 발전 속도와 학습 목적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어,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완전한 언어 능력은, 충분한 어휘력에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능력을 고르게 갖추어야 합니다. 이 네 가지 능력들은 서로 보완의 관계를 가집니다. 특히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는 서로 표리(表裏)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 중 어느 한쪽이 제 기능을 못하면, 자연히 나머지 기능도 제역할을 다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학습자들이 완전한 언어 능력을 가지도록 지도에 유념해야 합니다. 옛날처럼 선생님의 일방적 강의 수업은 지양하고, 학습자들이 이 네 가지 기능을 훈련‧연습하는 학습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나. 세계의 언어와 문자에 대한 이해

  학습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교수 용어’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학습자들의 한국어 능력 측정이 끝나고 학습 그룹이 편성되면, 그 집단의 언어 능력, 또는 학습자의 국적별 구성에 따라 교수 용어를 한국어로 할지, 영어로 할지, 현지어로 할지를 판단하여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①외국에서, ②성인의 한국어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였으니까 교수 용어는 당연히 현지어로 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학습 능률을 배가하기 위하여 학습자들의 언어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합니다. 한글의 자모(字母) 학습에 들어가기 전에, 지도자는 현지어(학습자들이 공통적으로 잘 알아 들을 수 있는 언어)로, 다음 사항을 설명하여 줍니다. 학습자들이 성인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음성언어로 낱말, 문장을 습득시키려 하기보다, 모음, 자음의 문자(한글)부터 습득시키는 것이 효과적인데, 한글이 매우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문자이기 때문에 언어의 기본 지식이 있으면 한글 습득이 한층 수월해 집니다.
  만일 지도자의 현지어 구사력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다른 분의 도움을 받아서 녹음으로라도 강의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다만 그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중학생 이하의 연령층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거부감이 올 수 있습니다. 사전 지식으로 필요한 내용은,

①세계의 주요한 언어의 계통상, 형태상 종류와 특징.
②한국어의 계통상, 형태상 종류와 특징.
③한국어의 문자(한글)에 대한 기초적 이해.
④학습자들이 모두 동일 언어권이라면, 학습자의 모어와 한국어와의 비교.

세계의 언어 계통상 분류 - 첨부파일 참조
※최근 일본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하지 않는다는 학설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알타이어군이 가진 문법적 특징
①모음조화가 있다.
②교착어(첨가어)이다.
③SVO 어순, 즉 주어-목적어-동사의 어순을 가진다.(나는 너를 사랑한다)
④두음법칙이 있어 어두에 특정 자음이 쓰이지 않는다.(유음 /r/ ,/l/로 시작되는 단어가 없음)
⑤부동사(副動詞, converb)가 있다.(부사형어미 또는 연결형어미를 가지는 용언의 활용형(-아/어:먹어, -게:아름답게, -지:놀지,
   -고:가고)을 말한다.

⑥모음교체, 자음교체가 없다.
⑦문법적 성(gender)이 없다.

  한국어는 알타이어군에 속하므로, 알타이어군에 속하는 다른 언어들(몽고어, 퉁구스어, 터키어, 등)과 문법적으로 서로 비슷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어를 배울 때, 같은 어군에 속하는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 다른 계열의 언어를 배우는 것보다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세계의 언어 형태상 분류 - 첨부파일 참조

① 교착어, 첨가어(Agglutinative language)의 특징 
   어휘적 의미를 지닌 의의소(意義素)(체언-명사‧대명사‧수사-과 용언-동사‧형용사-의 어간)에 문법적 기능을 표시하는 형태소(조사, 용언의 어미)를 첨가, 부착하여 문장의 성분이 된다.
  즉 ‘나무,그,하나’와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체언에 문장성분(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조사 ‘-가, -를, -다’를 붙여 주어나 목적어나 서술어가 되며, 또 뜻을 나타내는 용언의 어간(먹-, 가-, 예쁘-)에, 문법적 기능을 가진 어미(-어서, -(으)니, -게)를 붙여 여러 가지 성분으로 활용한다.
  어순은, ‘주어-목적어-서술어(동사,형용사)’이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② 굴절어(inflecting language)의 특징 
   첨가어는 의미를 나타내는 말에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을 붙여서 활용하는 데 대하여, 굴절어의 특징은 동사나 명사 등이 문장 속에서 그 기능에 따라(인칭, 성, 수, 격, 시제 등) 형태가 변형되는 것이다.
  즉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 격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거나(I, My, Me), 단수인가 복수인가에 따라 달라지며(Man, Men), 시제에 따라 달라진다(Is, was).
  어순은, ‘주어-서술어(동사)-목적어’이다. “I love him"

③고립어(isolating language)의 특징 
   첨가어처럼 의미형태소에 문법형태소가 첨가되지 않고, 굴절어처럼 문장에서의 기능에 따라 형태가 바뀌지 않으며, 단지 문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그 기능이 바뀌는 언어이다.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는 형태가 없을 뿐더러 실질적인 개념을 표시하는 단어 자체에도 문법적 변화 요소는 찾아볼 수 없다.
  어순은, ‘주어-서술어(동사,형용사)-목적어’이다. (나) (사랑한다) (그) 
그 특징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
‧한 음절이 하나의 의미를 지닌다.
‧품사나 문법적 기능은 문장 안에서의 쓰임에 의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
‧어형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문장은 형태상으로 서로 고립된 단어의 연쇄에 의해서 표현하는 특색을 가진다.
‧문장의 순서를 바꾸면 아예 뜻이 바뀐다.

④ 포합어(incorporating language)의 특징
   목적어를 정동사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주로 미개지의 언어인, 북미 인디안언어, 일본의 아이누어, 멕시코어, 바스크어 등에서 볼 수 있다.

⑤ 집합어(Polysynthetic language)의 특징
   포합어보다 단어와 문장의 한계가 더욱 복잡한, 일어문(一語文)의 형태를 가진다. 주어, 술어, 목적어, 수식어, 보어 등은 분석, 분해하기가 아주 곤란한, 단어라는 존재를 인정할 수 없는 언어 유형이다. 남북 아메리카 인디언의 토어, 북극인종의 에스키모어, 멕시코의 아즈텍어 등이 대표적이다.

※ 문자의 갈래 - 첨부파일 참조
(이상의 것은 어디까지나 간단히 소개하는 정도로 그쳐야 함. 이 내용을 지도 목표로 하여, 학습을 전개해서는 안 될 것임)

다. 한국어의 표기 문자, ‘한글’에 대한 이해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하는 문자, ‘한글’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①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한글’이라고 하는데, 1443년에 세종대왕이 만든 고유하고 독창적인 글자입니다.
②모음(vowel)은 우주의 원리를 따서 만들었고(기본 문자인 세 글자는 ‘하늘, 땅, 사람’을 뜻함. ‧: 天, ㅡ: 地, ㅣ: 人). 
   자음(consonant)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든 문자입니다.
③모음 21자와 자음 19자, 모두 40개의 글자가 있는데, 이 모음과 자음이 합하여 음절(syllable)을 이룹니다.
   모음 : ㅏ, ㅓ, ㅗ, ㅜ, ㅡ, ㅣ, ㅐ, ㅔ, ㅚ, ㅟ -단모음-   ㅘ, ㅝ, ㅙ, ㅞ, / ㅢ, / ㅑ, ㅕ, ㅛ, ㅠ, ㅒ, ㅖ -이중모음-
   자음 : ㅁ, ㅂ, ㅃ, ㅍ / ㄴ, ㄷ, ㄸ, ㅌ/ ㅅ, ㅆ / ㅈ, ㅉ, ㅊ /ㅇ, ㄱ, ㄲ, ㅋ / ㄹ / ㅎ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음, 자음의 순서(ㅏ,ㅑ,ㅓ,ㅕ…… ㄱ,ㄴ,ㄷ,ㄹ……)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니, 위와 같은 순
  서로 가르치는 것이 학습자들이 한국어의 발음체계를 이해하기 쉬워 더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자모
  (字母) 공부에서 말씀드립니다.

④원칙적으로 일자(一字)가 일음(一音)을 나타내는 표음문자(表音文字)입니다.
⑤한글 창제(1443) 이전(以前)의 표기 수단이었던 한자(漢字 ; Chinese character)를 지금도 겸용하고 있으며, 한자의 글자 수가
   매우 많지만 1,800자를 교육용 한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라. 한국어(Korean)의 특징

①‘한민족(韓民族)’이 쓰는 언어.
②‘한글’이라는 고유한 문자가 있음.
③형태상 교착어(膠着語)이며, 계통상 알타이어족에 속함.
④모음조화(母音調和) 현상이 현저함.
모음조화 :중세(15세기) 국어에서는 비교적 규칙적으로 나타나는데, 양성모음(ㅏ, ㅗ)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ㅓ, ㅡ, ㅜ 
  등)은 음성모음끼리, 중성모음(ㅣ)은 양쪽에 두루 잘 어울렸다. 현대국어에서는 많이 깨져서 다음의 경우에 모음조화 현상이 
  나타난다. ①상징어:퐁당퐁당―풍덩풍덩(의성어), 찰랑찰랑―철렁철렁(의태어), ②강조어:파랗다―퍼렇다, ③어간+시제보조
  어간(았―었):보았다―부었다, ④어간+어미(아―어):잡아―접어, 날아라―널어라 등.

⑤문장성분의 나열 순서는 ‘주어→목적어→서술어’이고, 수식어 다음에 피수식어가 옴,
⑥체언(명사,대명사,수사)에는 조사가 붙고, 용언(동사,형용사) 어간에 어미가 붙어 활용 됨.
⑦의성어, 의태어, 형용사, 감탄사 등의 감각적 및 감정적인 표현 어휘가 풍부함.
⑧과거에 오래 동안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아 그 언어적 영향이 적지 않은데, 특히 세종 28 년(1446)에 훈민정음, 곧 ‘한글’이 
  창제되기 이전에는 표기 수단이 한자(漢字)였기 때문 에 지금도 어휘에 한자어(漢字語)가 매우 많고, 일상생활에 한자 사용에
  익숙해 있음.

⑨어휘는 고유어(固有語) -‘사람,바다,떡,하늘,다섯’-, 한자어(漢字語) -‘인간(人間),학교(學 校),국가(國家),군대(軍隊)’-, 외래어(外
  來語) -‘펜(pen),포켓(pocket),라디오(radio),뉴스 (news),쓰나미’등으로 구분됨.

※학습자들이 모두 동일 언어권이라면, 학습자의 모어(母語)와 한국어와의 비교(발음의 차이, 문자의 차이 등)도 해주면 학습에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