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오익 | 2006-07-23 08:52:02, 조회 : 3,260 |
개나리 봇짐 하나 달랑 짊어지고 대관령을 넘어와
텃새부리는 강릉김, 강릉최, 강릉박등 토착성씨들과 때로는 험하게 싸우면서
또 때로는 혼인을 맺으면서 강릉에 뿌리내린 성씨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객반(客班)이라고 하는데............
삼척심씨(경포에 많이 살아서 일명 경포심씨),
창녕조씨(일명 어리미 조씨)
연일정씨(학산에 집성촌. 의(義)자와 교(敎)자 돌림이 많음)
안동권씨,
전주이씨(선교장으로 유명.) 평해 황씨, 안성이씨, 평택임씨,등등이 그들입니다.
이들이 강릉에 들어온 역사는 길게는 700년 짧게는 400년 이상이 됩니다.
아무튼 이들 가문에서 근래에 들어 국회의원도 나오고 시장도 배출되고
몇일전엔 부총리까지 나와서 토착성씨 못지않게 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많은 문중들이 강릉에 들어온 경로와 이런저런 얘기를 모두 소개하고 싶지만,
여기선 그냥 우리 집안 얘기만 하겠습니다.
괜히 남 얘기 하다가 혹여 실수라도 하면 멱살 잡히기 십상이죠.ㅋㅋ
강릉에 살고 있는 안동 권씨들은 오죽헌에 뿌리내린 오죽헌 권씨와
옥천동 보진당으로 상징되는 보진당 권씨로 나눕니다.
두 집안은 같은 안동권씨지만 파가 다른 문중인데 강릉으로 들어온 시기도
조선 성종조와 연산군때로 얼추 비슷합니다.
또 강릉일대에 살고 있는 인원도 비슷하고 향촌사회에 끼친 영향력도 비슷합니다.
이율곡과 이종사촌간인 권처균(權處均)이 이율곡으로부터 오죽헌을 양도받아
그 후손이 400년 이상 오죽헌에서 살아왔는데,
그런 연유로 강릉사람들은 이들을 오죽헌 권씨 라고 부릅니다.
조선후기에 4명의 문과급제(고등고시)와 13명의 생원,진사를 배출하여
강릉에서는 대접을 받고 있는 문중입니다.
이번에 경제부총리에 임명된 권오규(權五奎)와 권혁춘, 권오일, 권오철 前상고교장,
권혁승 前한국경제신문사장, 권오경前경찰국장등이 이 집안, 즉 권처균의 후손 들입니다.
나도 권처균의 후손인데 재작년 보훈처로부터 우리나라 7월의 인물로 선정된
권인규(權仁圭)공이 나의 종고조부가 됩니다.(고조부의 친동생)
강릉은 물론 강원도에서는 유일한 3대 항일 독립투사 가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집뿐입니다.)
권인규(최고훈장인 건국훈장독립장)-권종해(건국훈장애국장)-권기수(건국훈장애국장)로이어지는
독립투사가문으로 3대가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이 양반들이 독립운동을 하는 바람에 우리집안이 쑥대밭이 되어버립니다.
강릉초당에 살다가 일본헌병의 억압 때문에 나의 고조부는 가족을 데리고 묵호로
작은댁은 충청도 논산으로 이주 합니다.
친동생이 관동충의군 사령관이었으니 그 집안의 형편이 어떠했겠습니까?
나의 고조할머니 묘소가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연곡 소금강위에 있는데
짐작컨대 일본군에 피해 도망 다니다가 그곳에서 죽자 그냥 그곳에 묻은걸로 우리는 짐작합니다.
아무튼 8촌 이내의 가까운 친척들은 무진장 고통이 많았던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권처균의 후손과는 파는 다르지만 어차피 같은 안동권씨인
옥천동 보진당 권씨도 조선조에 3명의 문과 급제자를 배출했으며 십수명의 생원, 진사를 배출합니다.
권승옥 前 명고교장과 그의 아들인 권아무개 부장검사가 유명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강릉에는 이런 얘기가 전해 옵니다.
“안동권씨 집안에서는 책 읽는 소리가 들리고
강릉김씨 집안에서는 돈 세는 소리가 들린다.”
자랑이 심하나요?
어느 인간이고 자기 집안 얘기는 침소봉대하고 없는것도 있는것처럼 내세운다고는 하지만
지식인들이 넘실대는 여기서는 공연히 뻥치면 안되죠.
왜냐면 금방 뽀록이 나니까 말이죠.
기록에 남아있는 사실 그대로 기술했음을 고백하면서..........(^^)
피에쑤; 선생님과도 먼 인척간으로 강릉시의원과 사천조합장을 지낸 권오철형도
실재로는 나하고 8촌간인데 그분 아버님이 큰댁 양자로 들어가는 바람에
족보상으론 10촌간이 되었죠.
양자를 들여서라도 대를 이어갈려는 우리 조상들의 수고로움이 새삼 눈물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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