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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이야기(4); 학산과 성산.

최길시 2021. 10. 2. 10:09
글쓴이 권오익 2006-07-19 19:51:19, 조회 : 2,848

 

강릉 얘기 하면서 鶴山과 母山 그리고 城山 얘기 안하면
마치 앙꼬 없는 찐빵처럼 허접하기 이를데 없죠.
왜 그런지는 강릉사람에게 물어보면 압니다.

학산과 성산은 단순한 동네 지명이 아닙니다.
산자와 죽은 자, 양택과 음택으로 대비되는 묘한 곳입니다.
상반된 이미지 이면서도 양과 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아주 흥미로운 곳입니다.

강릉에서는 ‘생거모학산,사거성산(生居母鶴山 死居城山)’ 이란 말이 있죠.
머 강릉사람이라면 다 압니다.
그냥 쉬운 말로 학산과 모산은 집터가 좋고 성산은 묘자리가 좋다, 라는 얘기죠.
학자들의 얘기에 의하면 모산과 학산은 우리나라 촌락형성의 전형적인 요소인
‘배산 임류’ 형으로 풍수학상 연구가치가 높은 곳이라고 합니다.

내가 학산을 구경 한것은 5년전 여름휴가 때입니다.
그전에는 사실 학산이 어디 붙었는지도 몰랐으니 말이죠.
그날 가족들과 옥천동 고모집에서 하루를 유했는데,
(고모네는 옥천동 한복판에 100년이 다된 한옥에 살고 있죠.
돈이 없는 집도 아닌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수리하지 않고 그냥 삽니다.
오죽하면 사진작가들이 사진 찍으러 종종 온답니다. 나원)

노닥거리는 중에 학산 얘기가 나와,
나; 난 아직 학산에 못가봤어~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고종동생이 ; 그래요? 어쩌다 아직, 내일 아침 내가 안내합죠.
강고와 성대 출신인 녀석은 영문학도 답지않게 민속학에 심취하여 방학만 되면 전국을 돌아다니는 놈이죠.
(고종동생의 에피소드하나; 몇 년전 비오는 밤에 갑자기 귀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옥계에 있는 성황당으로 차를 몰았답니다. 숨어서 귀신이 있나 확인하는데 마침 성황당에서
해신제를 지내던 무당과 맞닥뜨려 무당이 놀래서 기절했다는군요.ㅋ)

8월초 이른 아침에 학산에 들어서니 우거진 녹음과 푸른 벼 사이로.....
난 정말 그날 아침 학산의 풍광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89년도 스위스에 처음 갔을때 느꼈던 묘한 감정과 비슷하다고 하면 '오바' 일까요?
범일국사가 태어나고 그 무슨 조순씨 고향이라고 그러는게 아니죠.
아마추어인 내가 봐도 학산의 풍수는 남 다른데가 있었습니다.
(학산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지면관계상 생략)

다만 한가지만 얘기하면 학산에 내려오는 전설중에 그곳에는 만석군이 태어날 명당이 있다는 겁니다.
근데 내가 알고 있는 사람중에 대단한 재력가가 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널리 알려진 분은 아니지만 거물이죠.
여기서 이름을 거론하기는 그렇고 아무튼 수천억의 재산가에요.
그분이 학산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거기서 보냈어요.
학산 토박이들도 그 양반이 그 정도의 부자인지 모른다고 하는데,
내 생각으로는 아마 강릉출신으로는 최고 부자일거에요.
(최돈웅씨보다 훨씬 부자)
난 지금도 그 양반이 그 전설의 주인공 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성산은 묘자리. 즉 명당이 많은 곳입니다.
황병산에서 뻗어내린 성산주령은 멀리 사천까지 이어졌고 일부는 경포와 초당까지 내려옵니다.
강릉에서 행세깨나 하는 집안인지 ‘허다바리’인지 알아 볼려면
자기 조상 묘가 성산주령에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면 제일 빠르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강릉김씨 김주원, 강릉최씨 최입지등은 말할것도 없고
왠만한 집안의 조상묘는 성산주령에 묻혀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린 말이 아닙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강릉사람들.
선친 장례 치르면서 느꼈던 강릉사람들의 장례문화에 대해 나의 생각을 피력해 보고 싶은데,
권아무개 특유의 설레발이 길어질까봐 그만둡니다.

-다들 아는 내용을 나 혼자 아는 듯 주접을 떠는 폼이 좀 그렇습니다.
공연히 공간을 낭비 하는 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