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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66) '아무리 정직하다 하더라도'

최길시 2021. 10. 2. 09:28
글쓴이 kilshi 2006-07-09 08:01:08, 조회 : 2,112

 

‘정직’이란 덕목은 교활하고 이기적인 인간 사회를 정화시키는 절대적인 덕목이다. 그래서 전에는 학교의 교훈, 급훈에 이 정직이 ‘성실’과 함께 단골 메뉴처럼 등장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요즘 학교에 가 보면 이 ‘정직’이 학교 교육의 메뉴판에서 전보다 많이 줄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도 분명 사회 흐름의 반영일 텐데, 어느 틈엔가 우리나라에서 이 ‘정직’이 먹고 살아가는 데 별로 중요하지 않아 뒷전으로 밀렸다는 뜻일까? 그것은 아마 80년대 후반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상 믿을 놈 어디 있나? 정직이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니고, 정직해 봐야 손해 보기만 하는 세상인데…….’ 이게 사실이라면 사람 만나는 일이 겁나게 되고, 이 사회는 참 삭막해질 거란 생각을 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한다 해도 ‘정직’은 영원히 변할 수 없는 인간관계의 기본 덕목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일본말에 ‘바카 쇼우지키‘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바보스런 정직’또는 ‘우직(愚直)’이라고 할까? 의사가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에게 정직해야 하는지? 선의의 거짓이 필요한지? 그런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고 좋은 소식이라고 수없이 혀를 동원하여 과장하여 떠들어대는 것도 별로 좋을 것 같지도 않다.

 

 

아무리 정직하다 하더라도

 

Though it be honest, it is never good

To bring bad news: give to a gracious message

An host of tongues, but let ill tidings tell

Themselves, when they be felt.

(Antony and Cleopatra 2.5.85-88)

 

아무리 정직하다 하더라도,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결코 좋지 않은 게야. 좋은 소식이야 수없이 혀를 동원시켜

떠들어 대도 좋지만 안 좋은 소식은 저절로 알려지도록

하면 되느니라.

(『앤토니와 클레오파트라』2막5장 85-88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