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시 시집/시(詩)

36. 제1회 ‘어르신 재치와 유머’ 투고 -한국시인협회-

최길시 2024. 3. 10. 16:16

백발(白髮)

 

달거리 이발 가는 길

헝클어지는 파뿌리

건사하기 귀찮은데

밀어버릴까

마주 오던 꼬마

배꼽에 손 모으더니

‘안녕하세요?’

‘너 참 착하구나!’

‘할아버지, 하얀 머리 멋져요.’

 

 

하는 일

 

황혼의 적막을 깬다

핸드폰 노랫소리

보나마나

하나 있는

국민학교 불알친구

‘뭐하고 있어?’

‘숨쉬기 운동’

 

 

이제는

 

흥얼흥얼

‘목숨보다 더 귀한 사랑이건…’

아니 아니지

이제는

사랑보다 더 귀한 건

돋보기

보청기

 

'최길시 시집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38. 그 강 가  (0) 2024.06.24
37. 가고 가고  (0) 2024.06.16
35. 바람  (0) 2023.03.05
34. 산수(傘壽)  (0) 2023.02.26
33. 세상  (0) 2022.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