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白髮)
달거리 이발 가는 길
헝클어지는 파뿌리
건사하기 귀찮은데
밀어버릴까
마주 오던 꼬마
배꼽에 손 모으더니
‘안녕하세요?’
‘너 참 착하구나!’
‘할아버지, 하얀 머리 멋져요.’
하는 일
황혼의 적막을 깬다
핸드폰 노랫소리
보나마나
하나 있는
국민학교 불알친구
‘뭐하고 있어?’
‘숨쉬기 운동’
이제는
흥얼흥얼
‘목숨보다 더 귀한 사랑이건…’
아니 아니지
이제는
사랑보다 더 귀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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