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오익 | 2006-10-13 15:02:34, 조회 : 1,751 |
다시 보는 삼국지.
초등 5,6학년 무렵, 동네친구(사실은 2년 선배,)가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월탄 박종화의 삼국지를 독파하고는
틈만 나면 아이들을 모아놓고 어찌나 구라를 치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그 친구는 어린나이였음에도 삼국지 매니아가 분명하다)
그 친구는 칼싸움(병정놀이)할때면 늘 자기는 ‘장비’라고 칭했고 동네 아이들에게도 하나하나씩 이름을 붙여주었다.
‘넌 관우’ ‘넌 황충’ ‘넌 사마중달’ ‘넌 장료’...............
그때 난 ‘마초’였다.
삼국지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들은풍월은 있어서 마초 보다는 괜히 폼 나는 ‘조자룡’이 좋아 보여
“나 조자룡 할래” 하고 인상을 구기기도 했지만
그 선배는 “야, 마초가 얼마나 멋진 넘인데........” 하고 날 다독거린 걸로 기억한다.
당시 그 친구는 중학교 2학년이었으니 머 이것저것 알만한 나이 였으리라.
어쩟든, 그 이후로 난 동네에서 칼싸움 할때면 늘 마초를 했었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괜히 마초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ㅋㅋ
중학교 입학 무렵, 얘기로만 듣던 삼국지를 완파했다.
그해 겨울 골방에 드러누워 삼국지에 빠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흥미진진했던 당시의 감정이 지금 이 순간에도 느껴온다)
그 후 살아오면서 몇 차례 삼국지를 더 탐독했는데
누구나 그렇듯이 지금 삼국지를 쓰라고 해도 쓸 수 있을 정도다.
삼국지 !!
누가 날보고 무인도에 가는데 책 한권 소개하라고 묻는다면
난 당근 삼국지를 갖고 가라고 말 할수 있다.
요즘엔 성경책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보편적인 기준으로 본다면 삼국지만한 읽을거리는 없다.
작년부터 딸아이에게 삼국지를 읽게 할려고 무진 애를 썼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물론 정사(正史)를 번역한 오리지날 삼국지까지
한 보따리 사다주면서 읽기를 강요했는데...............
계집아이라 그런가? 이런류의 책은 책장을 쉽게 열지 못한다.
집 사람은 “무슨 여자아이에게 삼국지를 권하냐?” 며 퉁을 주는데
난 “그러니까 더 읽어야지....”했다.
(자기도 안 읽어 봤으니까, 그러기도 하지만......)
얼마전 동서네 아들네미가 보던 만화 삼국지(50권)를 대전에서 갖고와
“그럼, 이거라도 읽어....”했더니
웬걸? 싫다는 표정 없이 그런대로 보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흥미가 붙는지 하루에도 몇권씩 보더니 무사히(?) 완파했다.
딸아이가 묻는다.
“삼국지중에서 누가 제일 영웅이야?”
나; 음.......... 마초지............
딸; 마초? 얼마 나오지도 않던데........무슨,
삼국지 얘기 한번 해 볼랍니다.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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