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6-09-24 10:10:10, 조회 : 1,757 |
‘셰익스피어와 함께 하는 세상’에서 보내온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옛날 내가 사범학교 문예반일 때 좋아하던 시인이었는데, 그 분의 이런 시도 있었나? 기억이 없습니다. 아무튼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시입니다.
느낌이 일어 흔들리려다가도 다시 냉정히 제자리를 찾게 하는, 가슴속으로 밀려들어 자지러들 것 같은 계절의 감성을, 지성으로 잘 승화시킨 시인 것 같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이 마음과 기분을 그대로 다 표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것은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가 을
김 현 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 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言語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言語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2021.9.이전)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셰익스피어 감상(92) '살아 있는 한' (0) | 2021.10.03 |
---|---|
셰익스피어 감상(91) '바보의 어리석은 짓은' (0) | 2021.10.03 |
셰익스피어 감상(90) '무지는 신의 저주' (2) | 2021.10.03 |
셰익스피어 감상(89) '그렇게 살자꾸나' (0) | 2021.10.02 |
선생님과 함께 근무하셨던 분들의 현재 소재를 올립니다. (1) | 2021.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