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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최길시 2021. 10. 2. 11:21
글쓴이 권오익 2006-08-15 09:28:19, 조회 : 1,865

변산반도를 갔다온 다음날 갑작스럽게 제주도 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아 망설였지만.....에라 모르겠다, 했죠.
어제 귀가하여 오랫만에 들어와보니 선생님은 떠나시고 없군요.

생각해보니 여행은 우리 인생의 행태와 비슷한것 같습니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계획없이 즉흥적으로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머, 인생은 각본없는 드라마 생방송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말이죠.

여행을 떠나며 어떤 사람은 꼭 승용차를 끌고 고속도로를 고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여행은 반드시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야 제맛을 느낀다며
그렇게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각자 살아온 과정이나 또 살아가는 인생관이 틀려서 그런게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어떤 여성분을 알고있습니다.
올해 63세이니 선생님과 비슷한 년배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고시절부터 미국을 동경하고 괜히 그곳에 한번 가보는게 꿈이었다고 합니다.
살아오면서 늘 그 꿈을 버리지 않았는데.........
누구나 그렇듯이 결혼하고는 삶에 지쳐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냈는데,
어이없게도 사십대 중반에 남편을 잃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인생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다고 느낀 그분은 한동안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그나마 하나 있는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살아갔죠.

서울대를 졸업한 아들이 좋은데 취직하고 학구적인 기질이 있어 박사까지 받았죠.
결혼도 하고 손자도 생겨 한때의 방황은 그저 옛날 얘기가 되었는데......
몇년전부터 이분이 자신의 젊은날의 꿈을 이루고 싶어 미국여행을 계획했답니다.
착실하게 구상도 하고 여행지도 사전에 공부하고 어학원도 다니면서 영어공부도 짬짬히 하고...등등

올 5월달에 마침내 미국여행길에 올랐죠.
그것도 여행사 패키지 말고 배낭여행으로 말입니다.
무려 43일간 미국대륙을 누비면서 친지도 만나고 동창들도 찾아보고 그렇게 보냈다는데,
말이 그렇치 60대 여인이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죠?
아마 남자들이었다면 엄두도 못냈겠죠?
나이가 들수록 여인들이 남자보다 더 강해지고 배짱도 두둑해 진다는 말이 실감나는 얘기입니다.

이분은 말합니다.
"살다보니 꿈은 이루어 진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