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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82)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최길시 2021. 10. 2. 11:09
글쓴이 kilshi 2006-08-04 10:07:42, 조회 : 1,594

 

많은 사람들이 왜 못살고 힘들었던 옛날을 그리워할까?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일까? 옛정이 그리워서일까? 요즘보다 사심(私心)없고 순진했던 때문일까? 자연의 한 개체인 인간이 자연과 더 가까웠던 것을 동경하는 자연스런 현상일까?

번쩍번쩍 빛나는 에어컨 바람도 산바람 강바람만 못하고, 일류 레스토랑의 값비싼 요리도 어머니의 굵은 손마디에서 만들어진 된장찌개만 못하고, 이런저런 일로 만나 형님 동생하며 지내는 사람들도 어릴 적 동무만큼 허물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현대의 발달한 이런저런 문명기구도 사실은 모두 신경을 써야하는 것들이고, 인간다운 자연스럽고 구김 없는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인간의 영원한 그리움일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Tis certain, greatness, once fall'n out with fortune,

Must fall out with men too. What the declined is

He shall as soon read in the eyes of others

As feel in his own fall.

(Troilus and Cressida 3.3.75-78)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운명에게 버림을 받으면

사람에게도 버림을 받게 마련이지. 사람이 몰락하게 되면

몰락했다고 자신이 느끼는 순간 다른 사람 눈빛에서도

그것을 읽어 볼 수 있게 되는 게야.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3막3장 75-78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