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오익 | 2006-07-12 20:45:21, 조회 : 2,262 |
혈연과 학연을 중시하는 강릉사람들이다보니 자연히 모임이 많습니다.
이 부분은 확실하게 전국최고일겁니다.
강릉의 영향으로 위으로는 양양, 고성까지 또 남으로는 동해,삼척, 심지어 경상도 울진까지 그 영향이 미쳐
그쪽 사람들도 모임이 활발합니다.
왜 강릉사람들이 모임을 좋아하고 또 지속하는지는 연구대상입니다. ㅎ
모임의 종류도 다양 합니다.
집안 형제, 며느리 사위까지 포함하는 남매계.
각종 출신학교 동창회.반창회.
부부가 함께 모이는 부부계.
출신동네끼리 모이는 동네계.
같은 직종끼리 모이는 친목계.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계.
같은 아파트 통로끼리 모이는 통로계.
자녀들 학교끼리 모이는 자모계.
심지어 그냥 이유없이 모여서 잡담을 나누며 스트레스푸는 욕계( 매월 18일에 만난다고 발음에 유의.ㅋㅋ)
그래서 강릉사람들끼리 만나면
"계하고 왔다" "계하러간다"가 통상적인 인사말이며
보통사람이 한달에 모이는 계모임이 열개도 넘는다고 합니다.
보통사람이 그정도니 오지랖넓은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매일 매일 계모임이 있다는 얘기가 허풍으로만 들리지 않을때도 있습죠.
작년인가요?
우리나라에서 인구비례로 술 소비량이 가장 많은곳이 강릉이라는 통계가 있었습니다.
이 통계를 보고 강릉사람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데 그러면서도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는군요.
머 인정한다는 얘기죠.
모임이 그렇게 많으니 왜 안그렇겠습니까?
사실 모임이라는게 술먹는다는것 아닌가요?
그 여파로 강릉에서 위암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슬픈 얘기도 있죠.
강릉사람들의 모임문화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이미 500년전인 1466년 강릉최씨 최응현의 제자들이 스승을 모시고 계를 만들었는데
그게 유명한 금란반월계(金蘭半月契)입니다.
근데 그 계를 그당시 결성했던 계원의 후손들이 아직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계중에서 최고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강릉사람들은 객지에 살면서도 늘 대관령과 경포의 소나무를 생각합니다.
강릉사람들은 이상하리만치 자존심과 자긍심이 충만합니다.
그 이유는 모릅니다.
다만 미루어 짐작컨데 어려부터 모임 즉 계문화에 익숙해져서 그런게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고 아껴주며 이끌어주는 계문화.
계문화의 특성상 순기능과 역기능이 상존하지만
아무튼 강릉의 계문화는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갖고 오늘날까지 이어옵니다.
허나 상부상조의 정신은 계속 살려야 겠지만
우리끼리의 문화, 폐쇄적이고 비사교적인 단점은 하나 둘 고쳐 나가야할 시대의 과제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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