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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이 오면

최길시 2021. 10. 1. 09:08
글쓴이 kilshi 2006-06-03 11:00:03, 조회 : 1,934

 

6월이 오기만 하면 내게 6.25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런 평화스럽고 졸음이 올 것 같은 행복한 ‘유월’은 1950년 6월 24일까지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 기억 때문이다. 내가 점점 자라 세상에 눈이 뜨인 때문도 있었겠지만, 그 이후 어느 한 해의 6월도 조용히 넘어간 적이 없었다. 6.25가 모든 ‘유월’을 망쳐버렸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다.

 

 

유월이 오면

로버트 브리지스

유월이 오면 나는 하루 종일

내 사랑과 향긋한 건초 속에 앉아

산들바람 부는 하늘에 흰 구름이 짓는

저 높은 곳 햇살 찬란한 궁궐 바라본다네

 

그녀는 노래하고 난 노래 지으며

온종일 아름다운 시 읊조린다네

건초 집에 둘이서 남몰래 누워 있으면

오, 인생은 즐거워라 유월이 오면.

 

When June Is Come

Robert Bridges

When June is come, then all the day

I'll sit with my love in the scented hay:

And watch the sunshot palaces high,

That the white clouds build in the breezy sky.

 

She singeth, and I do make her song,

And read sweet poems the whole day long:

Unseen as we lie in our haybuilt home,

O, life is delight when June is come.

 

※좋은 시를 보내준 ‘셰익스피어와 함께하는 세상‘의 한광석 교수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