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6-06-02 08:54:59, 조회 : 1,603 |
6월이다! 나는 6월이 오면 6.25가 일어났던 1950년의 6월이 떠오르곤 한다. 지금 생각하면 이상하리만치 청명했던 날씨-투명하도록 맑은 공기, 파아란 하늘, 새하얀 구름-, 이른 아침 마당가에 나서면 간밤에 비 온 것처럼 풀밭을 함초롬히 적시고 있는 이슬들, 한낮에는 너무도 뜨겁게 내리쬐던 눈부신 태양, ……. 그런데 지금은 눈앞에 무언가 뿌우연 것이 한 겹 씌워진 것처럼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시간’을 ‘세태를 쫓아가는 여관 주인’에다 비유했다는 것이 정말로 감탄스럽다. 셰익스피어의 묘미가 이런 데 있는 것이다.
여관 주인과 같은 시간
Time is like a fashionable host,
That slightly shakes his parting guest by the hand,
And with his arms outstretched, as he would fly,
Grasps in the comer. The welcome ever smiles,
And farewell goes out sighing.
(Troilus and Cressida 3.3.165-169)
시간이란 세태를 쫓아가는 여관 주인과 같아서
떠나가는 손님에게는 가볍게 악수를 나눌 뿐이지만
새로 오는 손님에게는 나는 듯이 달려 나가 양팔을 벌려
맞이하지요. 맞아들일 때는 늘 미소 짓지만
떠나보낼 때에는 한 숨으로 보내지요.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3막3장 165-169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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