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시 시집/시(詩)
40. 바람
뜰 앞 모서리에 섰다
찬란하던 초록의 영광
빛나던 잎들이
넘어가는 갈볕
쟁그런 살 맞고
하늘과 구름 달과 별
모두 버리고
봄 여름 가을
다 잊고
소슬바람 따라
나부시 내려앉는
저 순간
저 허허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