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맘에게
맘아!
짧지도 않은 한평생을
뒤엉켜 살아왔으면서
솔직히
너란 존재 의식도 없이 그저
그림자 쫓듯 고분고분 따랐었지
영원할 것 같던 길이
시나브로 거미가 먹물 번지듯 하기에
어렴풋이
종점이 멀잖다는 걸 거니채어
비로소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지
살아온 영욕의 흔적을 애써 무심한 척
하릴없이 흘러가고 있는 이 실체가
오부뎅이
네 공과(功過)였음을 깨닫고
왜 일찍부터 하량하지 못했을까.
시공 초월하여 구름처럼 나타났다
무소불위로 뒤엉켰다 바람처럼 사라지며
구메구메
꾀듯 협박하듯 몰아가는 네게
자석에 끌리듯 순종하기만 했었지
두드리는 북소리를 따라 춤을 추었고
가리키는 천 길 물속으로 들어가
바동바동
어느 날은 부지깽이 끝이었고
어느 날은 풍선이었지
이제 조물주는 온데간데 없는데
작품만 덩그러니 남아
아아
너의 내밀한 심산이었나
타고난 팔자였나
너의 그 왕성하고 빛나던 출몰이
노그라졌나 녹슬었나
바라건대
이제는 짚불에 입김 불지 마라
잿가루만 날릴 뿐이니까
긴 여정 동행하며
악착같이 이끌어온 노고를
고작
이제서야 알아차려
겸연쩍고 염치없다만
스쳐간 실바람
잦아든 밥물인데
행여
꿈에라도 다시 만나랴
만난들 알아보기나 할까
고마웠고 애썼다
내 맘아!
☆. 우크라이나!
끊임없이 일어나는 돌개바람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나불거리는 촛불 같던 이 시대에 어찌하여 날벼락을 맞는 비참한 대
명사가 되었나요!
비명에 간 수많은 억울한 영혼들이여, 하루빨리 푸틴을 처단하여 더 이상 당신들 같은 시퍼런 절망이 생기지 않도록 도
와 주세요.
히틀러보다도 간악하고 김일성이와 한 치도 다르지 않는 그놈을 이 지구상에서 끌어내려 지옥으로 쳐넣어주세요.
우크라이나 국민이여!
젤렌스키 대통령이여!
해 지기 전에 한시 빨리 승리를 쟁취하여 당신들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고,
크림반도를 수복하여 그 그늘에서 신음하던 주민들을 살리소서.
그 날
나도 멀리있는 그대를 향하여 승전 축하의 함성을 외치리다.
포화 속의 우크라이나여
힘내세요 마지막까지 다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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