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최선(最善)을 다하라
펼쳐지는 순간 순간
하는 일 하나 하나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라
지나간 날들 아쉬워 말고
다가올 날 지레 걱정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
하루가 가고 또 하루
일생은 하루 하루의 사슬
새로운 날마다 최선을 다하라
생각으로 말로만 아니라
겸허와 진심으로 실행하라
예단 말고 실천으로 최선을 다하라
삶은 보이기 위한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의 양심으로 최선을 다하라
잘하는 것보다
마지막 종이 울리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니라.
☆. 어디까지가 최선인가?
중학교 때였습니다. 공부를 꽤 열심히, 잘 하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언젠가 시험때였습니다. 옆자리의 친구 책
위로 붉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아침햇빛을 받은 선홍색 빛깔에 내 가슴이 벌렁거렸습니다. 그때까지 나한테서
는 물론이고, 주위에서 무단히 코피 흘리는 것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아이들끼리 싸움할 때 코피가 승패를 판가름
하는 것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던 나였습니다.
코피가 잘 멎지 않아 선생님이 오시고 야단났습니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걱정하는 기색보다 오히려 당당한 표정이었
고, 다른 친구들은 선망의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수습 후에 슬쩍 다가가, ‘어젯밤 밤새기했나?’ 고개를 끄덕였
습니다. ‘아,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증표였구나!’ 나는 그때까지 한 번도 밤을 새면서 공부해 본 적이 없었지요. ‘한 번
해 보리라’ 그래서 코피가 나면 은근히 기분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모양이더라구요.
어찌 어찌 딱 한 번 밤을 새 봤습니다. '혹시 코피가?' 하고 몇 번 코를 문질러 보았으나 코피는 묻어나지도 않았습니
다. 억지로 밤 새려고 하는 객기는 그만두었습니다.
주근야독(晝勤夜讀)할 때 너무 피곤하여 졸린데 억지로 참으니 몸이 오그라들며 전율이 생기고 입에서 무슨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때가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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