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문을 처음 열 때에는 근사한 강의를 해 볼 것이라는 단단한 각오와 의욕에 불탔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다음 강의를 이어 나가는 데에만도 시간에 쫓겨 항상 급급하였고, 거기에다 강의를 이용하는 조회 수가 너무 적어 열정도 점점 식어가, 학습자료 같은 것을 충분하지 제공하지 못한 채 강의를 끝내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강의는 처음 계획하였던 대로 ①해외에서, ②높은 수준의 한국어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③초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언어 재료는 한국어 습득의 초보 수준에 필요한 것으로 한정하였는데, 기초어휘(基礎語彙) 약 550어, 조사(助詞) 20여, 어미(語尾) 30여, 한자(漢字) 80여개를 제시하여 그것을 집중적으로 익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이 언어 재료들은 사용빈도가 높은 것을 선별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한자는 별도의 한자 학습이 아니라 기초 어휘 중에서 기초적인 한자를 쓰는 한자어의 한자만을 학습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문체는 일반적인 대화체로 가장 많이 쓰이는 ‘해요체’를 중심으로 강의해 나갔는데, ‘해체’와 ‘합쇼체’도 약간 사용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법에서도 한국어 기초 학습에 꼭 필요한 것만 선별하여 설명을 하였습니다. 이 어법은 여기에 강의한 내용을 학습자에게 그냥 전달하는 것으로는 곤란하고, 먼저 선생님이 충분히 이해하시고 나서 그것을 학습자에게 소화시키도록 하는 방법이 아니면 효과를 거둘 수 없을 뿐 아니라, 잘못하면 오히려 학습자들을 절망시킬 수 있어 어법을 다루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 강의된 내용(어휘, 어법)만 소화하고 실제 사용 능력을 기른다면, 앞으로 더 이상의 학습은 학습자 스스로도 충분히 독학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이 강의의 홍보 문제, 학습 자료의 등재 및 제공 문제, 컴퓨터 이용의 기술적 문제 등, 몇 가지의 문제점이 보완 된다면, 이번의 내용을 좀더 증보하여 다시 강의하든가, 여기에 잇대어서 중급 한국어를 강의하든가 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 볼 생각입니다.
정확히 10개월 동안 불충분하나마 이 강의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사랑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한국어지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계속 건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근하신년(謹賀新年)
이제 곧 2006년 새해가 밝아 옵니다.
병술년(丙戌年)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과 가족 모든 분이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에는 하시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는 복 받기를 기원합니다.
2005년 세모에 최 길 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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