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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이 그리워' -오세영-

최길시 2021. 10. 9. 11:21
글쓴이 kilshi 2008-04-22 15:39:07, 조회 : 783

 

 

그리운 이 그리워

오 세 영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 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 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

실어 온 동백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난다.

나도 과거로 가는 차표를 끊고

저 열차를 타면

어제의 어제를 달려서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운 이 그리워

문득 타 보는 완행열차

그 차창에 어리는 봄날의

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