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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최길시 2021. 10. 8. 11:34
글쓴이 kilshi 2007-12-25 11:21:47, 조회 : 766

 

내가 어렸을 때

12월, 성탄절은 눈이 내리고

눈길 걸어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밤

머리맡에 양말 걸어 놓고

나비잠 들면

별은 창 마다 보석을 깔고

할아버지 굴뚝 타고 몰래 오셨지

- 홍윤숙 詩 "다시 성탄절에" 중에서

 

 

 

전에 살던 곳과는 달리 너무 조용한 성탄절 아침입니다. 창밖엔 지나다니는 차도 사람도 뜸한데, 우체국 앞에 매달린 태극기만 이따금 펄럭일 뿐입니다. 동네에 교회나 성당이 없어서인가 봅니다. 내가 어렸을 적(6.25 이전)에는 산타할아버지란 말조차 몰랐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한 기억은 없지만 언제부턴가(전쟁 후에 성당과 교회가 많이 생기고부터로 생각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고, 저녁엔 들뜬 기분으로 하얀 눈을 기다리게 되었지요. 그것도 이제는 별로 흥이 나질 않습니다. 다만 세상을 모르는 손자들에게 무슨 선물을 줘서 어린 동심을 간직하게 하나 하는 정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