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7-03-22 14:59:36, 조회 : 1,149 |
문득 그대가 그리워, 봄 맞으러 남촌으로 갔었습니다. 따뜻하고 화사한 그대의 모습이 나를 반갑게 맞아줄 줄 알았었는데, 방송이 호들갑을 떨었을 뿐, 여기와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여기보다는 콧잔등 하나 정도는 빨라서, 쌀쌀한 봄바람 속에서도 광양 매화촌의 매화는 만개하여 그 향기로 그리움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달래 주고 있었고, 화개장터 시골 아낙들의 바구니에도 파릇파릇한 봄 싹들이 아픔처럼 꼿꼿이 담겨 있었습니다.
여기서 얌전하게 민들레 홀씨가 그리움처럼 날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뻔했습니다.
문득 그대가 그립습니다
정 다 혜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남녘의 꽃 소식에
뜬금없이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그대 눈빛
처음 마주치던 날
그 날도 약속처럼 봄꽃이 피었었지요.
산 넘고 강을 건너
쉬임없이 가던 길
쏟아지는 그리운 향기
아득한 혼절이었습니다.
이제 짧고 긴 이별의 상처로 얼룩진
세월의 고랑을 메우고
겨우내 쌓인 원망과 미움은
민들레 홀씨로 날려 보내렵니다.
멀리 있어도 가까운
내 삶을 환희에 떨게 하는 이
어느 세월 자락에서
우리 다시 만날까
오늘처럼 꽃 핀 날
앞 다퉈 전해오는 봄소식은
풋보리처럼 풋풋한데
문득, 그대가 그립습니다.
남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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