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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卒業)

최길시 2021. 10. 4. 12:33
글쓴이 kilshi 2007-02-08 12:45:49, 조회 : 1,443

 

 

오늘, 2006학년도 분당중학교 졸업식입니다. 뽀오얀 안개와 함께 봄비도 내립니다. 매년 졸업 시즌이면, 그 동안 내가 거쳐 온 여러 가지 ‘졸업(卒業)’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지나고보니 삶의 한 구획이었던 ‘졸업(卒業)’의 의미를, 지나고 나서야 어렴풋이 느끼곤 했습니다. 중년을 넘어서서야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사람이니까 늘 아쉬움이 발자욱에 묻어 남곤 했습니다. 글쎄, 어느 때쯤에나 떳떳한 졸업을 맞이하게 될 것인지……. 인생을 졸업할 때나 되어서야 깨달을 건가? 아니 그 때도 이미 지나간 후일 테니 깨달은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오늘이 소중한 것이지. 그런 의미로 다음 시(詩)를 음미해 보기 바랍니다.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최 영 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것은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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