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6-11-16 22:26:46, 조회 : 1,114 |
아침에 아무 생각없이 대모산에 가다가 중산고등학교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정문 앞에서 평소보다 많이 늘어선 승용차들과, 수험생들보다 더 초조하고 걱정스런 표정의 학부모들과, 커피며 과일을 준비한 수험생 후배들과, 경찰과 수위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대입 수능 시험날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저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곰삭아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을 것 같았던 나의 아픈 추억들이, 나밖에 모르는 여러 해 동안의 쓰라린 기억들이 머리를 쳐들고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Something may be done that we will not;
And sometimes we are devils to ourselves
When we will tempt the frailty of our powers,
Presuming on their changeful potency.
(Troilus and Cressida 4.4.94-97)
우리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부지중에 하고 마는 수가
있다오. 게다가 우리는 가끔 자기 자신에게 악마가
되지요. 자신의 변하기 쉬운 마음을 견고하다고 믿은 나머지
자신의 약한 마음을 유혹할 때는 말입니다.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4막4장 94-97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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