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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소설 ‘눈(Snow)'에서(7)

최길시 2021. 10. 3. 13:24
글쓴이 kilshi 2006-11-16 12:21:49, 조회 : 1,335

 

 

그 소년은 신(神)을 배우고 연구하는 이슬람신학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면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듯이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믿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믿지 말아야 하는 건지, 불확실성의 갈등에 늘 괴로워한다. 이 세상에는 그것에 대한 명쾌한 답을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납득할 만한 답을 줄 사람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것이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신을 믿지 않는 고통을 용감하게 감수하셨군요.”(신을 믿으면, 그의 감정, 생각, 행동 일체를 신에 결부시키게 되니까)

 

“제 마음 속에서 ‘신을 믿지 마’ 하는 소리를 들어요. 어떤 것의 존재를 너무나 절실하게 믿을 때면, 어떤 의심이나 호기심을 느끼게 되거든요. 만약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하는……. 이해하시죠?

아름다운 나의 신의 존재에 대해 신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고 이해하면서도, 마치 어린 시절에 엄마와 아빠가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 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때로 혹 신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생각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