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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 엽' -이 해 인-

최길시 2021. 10. 3. 10:46
글쓴이 kilshi 2006-10-27 21:59:52, 조회 : 1,868

 

 

가을입니다. 마음은 아직 가을을 맞을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데, 어느 틈에 가을의 절정인 시월도 마지막 주를 맞이하였습니다. 전에는 바쁜 일상 속에 묻혀 살다 보면 어느 틈에 계절이 바뀌어 있곤 하였는데, 지금은 계절의 송영(送迎)이 가슴을 훑으며 느적느적 지나갑니다.

낙엽(落葉)!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낭만이고, 예술이고, 철학이지만, 나이 지긋한 미화원들은 종일 낙엽치우기에 골몰합니다. 구부정한 허리를 펴지도 못한 채, 살아온 세월을 쓸어담듯이 묵묵히 쓸어담고 있지만,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가을철 물이 맑다더니,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흐려있던 양재천의 물이 오늘은 그야말로 추수(秋水)입니다. 그 물 속에는 살진 잉어들만 유유합니다.

 

* 추수(秋水) : ①가을철의 맑은 물. ②번쩍이는 칼 빛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③맑고 깨끗한 사람의 얼굴빛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④'거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⑤맑고 명랑한 눈매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낙 엽

이 해 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할지 깨우쳐 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