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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가지 않으리' - 어니스트 다우슨-

최길시 2021. 10. 2. 10:54
글쓴이 kilshi 2006-07-29 09:45:06, 조회 : 2,885

 

누구나 이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여태까지 아무도 피하지 못했던 일이니, 그것 인정을 전제로 삶을 펼치고 마무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They Are Not Long

(Vitae Summa Brevis Spem Nos Vetat Incohare Longam)

Ernest Dowson

 

They are not long, the weeping and the laughter,

Love and desire and hate;

I think they have no portion in us after

We pass the gate.

 

They are not long, the days of wine and roses:

Out of a misty dream

Our path emerges for a while, then closes

Within a dream.

 

오래 가지 않으리

(삶이 짧아 앞일을 멀리 내다볼 수 없구나)

 

어니스트 다우슨

오래 가지 않으리, 울음과 웃음,

사랑과 욕정과 증오는.

우리 그 문 지나고 나면 그것들

우리에게 더는 없으리니.

 

오래 가지 않으리, 술과 장미의 시절은.

어느 어렴풋한 꿈에서

우리의 길 잠시 나타났다, 이내

어느 꿈속에서 닫히리니.

(손현숙 번역)

 

 

 

어니스트 다우슨 Ernest Dowson (1867 - 1900)

영국 시인. 어렸을 때 부친을 따라 유럽을 오래 여행하면서 프랑스와 라틴 문예에 깊은 조예를 쌓게 되었다. 옥스퍼드 대학에 들어갔으나 1년만에 그만둔다. 90년대 탐미주의 시인들과 어울리며 글쓰기에 전념하여 1896년 시집 Verses를 출판. 그러나 결핵에 걸린 몸으로 과로와 과음을 하여 몸이 상한다. 한동안 프랑스로 건너가 번역일을 하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으나 중태의 상태로 친구에게 발견된 뒤 6주 후에 죽고 만다. 33세의 요절이었다. 이른바 세기말의 "비극적 세대"에 속하는 그의 시들에는 삶에 대한 체념과 피곤함이 짙게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