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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38) '높은 자리에 앉았던 자가'

최길시 2021. 10. 1. 07:37
글쓴이 kilshi 2006-05-19 14:09:49, 조회 : 1,590

 

어제는 앞산의 뻐꾸기가 무더운 한낮에 유난히도 울어대었다. 무슨 일일까? 자기 새끼를 대신 키워줄 다른 새의 둥지를 찾지 못해서일까? 소리를 듣는 것은 좋은데, 뻐꾸기의 그 교활함이란…….

 

인간의 알량함도 뻐꾸기에 못지않게 동서고금(東西古今)을 가리지 않았던가 보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인류의 역사를 어지럽혔던 선인(先人)들의 비리와 악덕과 만행을 들을 때마다 열을 올리며 비판하고 성토했으면서, 그 후손들도 별로 나을 것이 없어 그런 짓들이 조금도 줄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인간이라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높은 자리에 앉았던 자가

 

The great man down, you mark his favorite flies;

The poor advanced makes friends of enemies.

(Hamlet 3.2.208-209)

 

높은 자리에 앉았던 자가 몰락하면, 총애한 가신들도

그를 버리고 달아나며, 별 볼일 없던 자가 한 자리 하면

원수도 친구가 되는 게라오.

(『햄릿』3막2장 208-209행)